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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값 폭행’ 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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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아이스하키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 사진은 ‘맷값 폭행’으로 수사받던 2010년 당시의 모습. [중앙포토]

아이스하키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 사진은 ‘맷값 폭행’으로 수사받던 2010년 당시의 모습. [중앙포토]

영화 ‘베테랑’(2015년)의 소재였던 ‘맷값 폭행’ 당사자 최철원(51) 마이트앤메인(M&M·물류회사)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됐다.

비판 여론 들끓어도 선거인단 몰표 #대한체육회 최종인준 여부에 관심

최 대표는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4대 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서 82표 중 62표를 받아 당선됐다. 경쟁자였던 전영덕(56) 경희대 체육대학 동문회장은 20표를 받았다. 투표에는 지도자·선수·시도 임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97명 중 82명이 참여했다.

최 대표는 “2년 전부터 하키인들 요청을 받아 출마했다”며 전용시설 확충, 실업팀 창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이스하키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재정 지원을 기대하며 기업인을 회장으로 뽑았다는 분석이다. 전임 정몽원 한라 회장은 2013년부터 8년간 사재를 털어 한국 아이스하키를 지원했다.

최 대표는 출마 때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그는 2010년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인물이다.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회사 앞에서 1인 시위하던 화물차 기사를 사무실로 불러 야구 방망이로 때린 뒤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줬다. 최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2심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협회 규정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협회 선거위원단은 법적 검토 끝에 ‘맷값 폭행’을 결격사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후보 등록을 승인했다.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선거 전날인 16일에도 체육시민연대와 정의당이 최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당선자가 회장에 취임하려면 대한체육회 최종 인준을 받아야 한다. 체육회 관계자는 “해당 협회의 결격사유에 걸리지 않으면 출마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인준 여부는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체육회에 엄격한 검토를 요청했다. 올해 체육계가 요구하는 가치는 스포츠 인권과 투명성이다. 협회 자율성은 보장돼야 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갖고 운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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