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한 실상 폭로한 시민기자, 수갑찬 채 위에 튜브 삽입 고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 우한의 사태 초기 실상을 폭로한 시민기자가 중국 당국에 의해 고문당했다는 사실이 그의 변호인을 통해 공개됐다.

[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 홈페이지 캡쳐]

[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 홈페이지 캡쳐]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민기자 장잔(37ㆍ여)의 변호인이 8일 상하이 인근 구금시설에 구속된 장잔을 면회하고 다음 날 블로그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장잔의 변호인은 “면회 당시 장잔은 두꺼운 파자마를 입었고 허리에 큰 벨트가 채워져 있었다”면서 “왼손은 몸 앞에, 오른손은 몸 뒤에 고정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단식투쟁을 벌인 장잔에게 강압적으로 음식물을 공급하기 위해 튜브를 그의 위에 삽입한 사실도 알렸다. 변호인에 따르면 장잔이 계속해서 무고함을 주장하자 당국은 그의 의사를 무시하고 3개월간 족쇄와 수갑을 찬 채 생활하게 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골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중국 우한 시민들. 연합뉴스

지난 3월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골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중국 우한 시민들. 연합뉴스

장잔은 지난 2월 우한에 들어가 코로나19 사망자 유족에 대한 괴롭힘 등 현지에서 벌어지는 내용을 취재해 온라인 기사로 실었다. 중국은 이를 문제삼아 지난 5월 장잔을공중소란 혐의로 체포하고 구금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지난달 ‘위챗과 트위터,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우한의코로나19 유행상황에 대해 악의적으로 분석했으며 자유아시아방송 등 외국언론과 인터뷰했다’는 취지로 그를 기소해 4~5년 징역형을 구형했다.

중국 우한 실태 고발하는 영상 올렸다가 실종된 두번째 시민기자 팡빈.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중국 우한 실태 고발하는 영상 올렸다가 실종된 두번째 시민기자 팡빈.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가디언은 장잔 이외에도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가 지난 1월 유사한 혐의로 체포됐고, 또다른 시민기자 리체화는 지난 2월 실종됐다가 4월에서야 풀려나며 소재가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우한의 병원 수용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팡빈은 지난 2월 소식이 끊긴 뒤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