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시민’은 시대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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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포스코 기업시민 컬처데이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포스코 기업시민 컬처데이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기업시민’은 기후 변화와 사회적 책임 등 시대가 요구하는 경영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개념이다.”

2020 기업시민 포스코 컬처데이 #반기문 “그린스틸로 거듭나야”

아직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기업시민’ 개념에 대한 국내 대표적 석학들의 진단이다. 지난 8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0 기업시민 포스코 컬처데이’에서다. 포스코가 2년 전 선포한 기업 시민은 기업의 공존·공생을 강조한 경영 이념이다. 기업시민 컬처데이는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의 사회로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문형구 고려대 명예교수가 각각 기업·사회·사람 세션으로 나눠 발표한 후 질의 응답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포럼에 참석한 석학들은 기업이 인류를 위해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지구 온난화 등 최근 사회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딜레마적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염재호 전 총장은 모두 발언에서 “프랑스 혁명 후 중심 개념이 ‘사람’에서 ‘시민’으로 옮겨간 것처럼 이제 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한 법인이 아니라 능동적인 인격체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발표한 곽수근 교수는 ‘따듯한 자본주의’, ‘포용적 자본주의’를 실천한 기업이 재무적 성과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했다. 곽 교수는 “기업시민 경영은 주어진 틀을 벗어나 환경·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경쟁 기업과도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탄소배출 저감 등 파리기후협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호근 교수는 “과거엔 기업의 경제적 가치(EV)가 사회적 가치(SV)에 우선했지만, 그것은 과거의 패러다임”이라며 “지금은 SV를 잘 수행하는 기업이 EV가 좋다. 포스코의 기가스틸·고망간 등이 사회적 가치가 담긴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기가스틸·고망간강은 친환경 소재로 만든 포스코의 철강 제품이다.

포럼에 앞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 강연이 있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은 반 전 총장은 “제철업의 특성상 탄소배출은 불가피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목표를 세우는 것”이라며 “그린뉴딜 시대에 맞는 그린스틸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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