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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카메라 들여보내" "속기록 쓰지마" 비공개 법사위 난장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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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선 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 기타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제지하려는 국민의힘 간 충돌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7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에선 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 기타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제지하려는 국민의힘 간 충돌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선 막말과 고성이 난무했다. 5·18특별법 등 각종 법안을 소위에서 단독 의결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막으려는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다.

국민의힘은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 중이고 결론이 나기 전까진 법안을 의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김도읍 의원)며 법안 처리를 막아섰다. 하지만 상임위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은 완력으로 법안을 하나씩 의결했다. 의석수를 바탕으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거여(巨與)와 이에 항의하는 야당의 다툼은 회의 속기록(초고)에 그대로 드러났다.

여야는 소위가 시작하자마자 충돌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 지금 의장실에서 협상하고 있는데 좀 기다려달라. 그걸 못 기다리나.
▶김용민 민주당 의원 : 자리에 앉아서 말씀해 달라.
▶김도읍 : 아니 꼭 정치를 이렇게 해야 되나? 예?
▶백혜련 소위원장 : 앉으세요.
▶김도읍 : 얼마 전에 대통령도 국회 와서 협치를 몇 번 이야기하대? 의장실에서 원내대표들하고 지금 협상을 하고 있지 않나.

소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더 이상 의견이 없으면 의결하겠다”며 5·18특별법의 가결을 선포하자 김도읍 의원은 당황한 듯 급히 제지에 나섰다.

▶김도읍: 의결했나?
▶백혜련: 지금 의결했다.
▶김도읍: 안 하기로 하지 않았나. 이건 아니지.
▶백혜련: 전체회의 때 의견 말씀해달라.
▶김도읍: 간사 간에 약속을 해 놓고 이걸 뒤집으면 어떻게 하나.
▶백혜련: (소위에) 들어올 생각을 안 하니까 그런 것 아닌가.
▶김도읍: 이게 민주당이 말하는 공정이고 민주인가?

공수처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농성을 진행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로 향하는 백혜련 1소위원장을 막아 서는 모습. 뉴스1

공수처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농성을 진행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로 향하는 백혜련 1소위원장을 막아 서는 모습. 뉴스1

백혜련 소위원장은 야당의 거센 항의에도 공수처법 개정안까지 일괄 상정했다. 본격적인 말다툼과 고성이 시작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강행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김용민: 방해하시는 이유는 뭔가.
▶백혜련: 말할 기회 원하시면 드리겠다.
▶김도읍: 의결 안 한다고 약속했잖아!
▶김용민: 반말하지 마십시오!
▶백혜련: 개정안에 동의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거수로 표결하겠다.
▶김도읍: 뭐 하는 거예요 지금!
▶백혜련: 다수 의견이 찬성하였기 때문에 의결토록 하겠다.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하자 국민의힘은 즉각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도 여야의 다툼은 계속됐다.

▶김도읍: 안건조정 요구한다.
▶백혜련: 안건조정위원회 구성해서 하도록 하겠다.
▶김도읍: 정말 무도하다 무도해….
▶김용민: 위원장님 안건조정위는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요청해야 한다.
▶전주혜: 소위에서 한 예가 있다. 찾아보라.
▶백혜련: 전체회의에서 안건조정위 구성해야 의결을 해야 할 것 같다.
▶전주혜: 국회법을 봐라. 가능하다.
▶백혜련: 속기사님 이런 것은 기록하는 게 아닙니다. 이것은 항의하는 것인데 기록하고 있나?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연합뉴스

이후 민주당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소위에 올라온 13번째 법안인 통신보호비밀법 개정안까지 완력으로 밀어붙였다. 국민의힘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볼 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 힘 있다고 이렇게 마구잡이로 하는 겁니까?
▶김도읍: 이게 공산주의 국가에서 나온 그림이야 이게 지금.
▶주호영: 이후가 무섭지 않습니까? 권력이 영원할 것 같아요?. 우리도 권력 겪어봤어요.
▶백혜련: 수정안 지금 배포해주신 것 검토해달라.
▶주호영: 밖에 (취재) 카메라 들어오라고 연락해라. 카메라 들어오게 문 열어.
▶백혜련: 국회 선진화법 위반이다.
▶주호영: 법 좋아하네 법! 그 알량한 권력 갖고 있다고 말이지. 한번 두고 보자고.
▶김도읍: 역사가 무섭지 않냐고!

정진우·김기정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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