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들…한방치료는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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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한의학에서는 소양지체(少陽之體)라고 하는데, 비유하자면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듯 기운이 왕성한 때라 할 수 있다. 넘쳐나는 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은 허해지기 쉬운 특성을 안고 있어서 균형을 잃기 쉽다.

아이들의 활동이 왕성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오히려 무기력한 경우가 병적인 상황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활동적이면서 여러 문제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본인에게나 양육하는 부모, 또 유치원이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따른다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 나라의 경우 유치원생의 2%, 초등학교 4-6학년의 4~5%가 소위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아동인 것으로 보고된바 있다.

◇ 지나친 '산만'은 부모와 아이에게 정신적 스트레스

조상의 기질을 닮아서 발생하기도 하고, 가족 중 알코올 중독이나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빈곤층이거나 가정불화, 이혼, 아동학대, 정신지체, 출생시 저체중, 뇌손상을 입은 등등의 이유가 이 질환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간혹 지능이 매우 높은 아동에게서도 다소의 산만함과 과잉행동이 관찰된다.

유아기에는 끊임없이 움직인다거나 장난감을 수시로 바꿔서 놀거나 수면이 불규칙한 등의 특징을 보이고, 유치원과 학교를 다닐 때는 흥분을 잘하고 감정조절이 잘 안되며 특히 순서를 기다리는 것을 못참는다든지 착석을 잘못하고 안절부절하는 경향을 종종 보인다.

청소년기에는 선생님으로부터 지시에 대해 자주 주의를 듣거나 주변정리를 못하고 자주 생각없이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부는 어른이 되어서까지 그같은 경향이 지속된다.

아이 자신은 물론이고 부모 역시 부모로서의 좌절감, 문제행동에 대한 노파심, 아이의 장래에 대한 불안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다.

◇ 산만한 아이의 치료목표는 '완화'

산만한 아이들의 치료목표는 '충분한 완화'에 있다. 환아의 상당수가 타고난 기질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치료의 목표를 완치에 두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치료는 아동의 체질에 따라 화(火)를 내리기도 하고, 부족한 수(水)를 보충하기도 하며, 기허(氣虛)를 보하기도 한다. 그리고 코피가 자주 났던 아이들은 상초(上焦)의 화를 조절하고, 집중력이 낮은 아동들에겐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침구치료 역시 심소장경의 화(火)를 끄거나 주의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술한다. 일정한 경혈에 침자극을 하므로써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주며, 특히 학습과 관련된 부위의 세포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아동이 스스로는 극복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으므로 약물과 침구치료는 물론이고 아동을 둘러싼 부모와 형제, 친구들, 담임선생님의 협력이 적극 필요하다.

이같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야말로 아동의 6개월, 1년 후의 모습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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