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포진과 음부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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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포진과 음부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것

우리는 흔히 피곤하면 누구든지 입가 혹은 입술에 물집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은 헤르페스라고 하는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있던 사람만이 피곤할 때 입가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다.

이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일단 외부로부터 우리 몸에 전염이 되면 평생동안 신경세포속에 자리하고 있다가, 스트레스가 많을 때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감기나 열이 심한 경우 등에서 다시 발병하게 되는 것이다.

이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 HSV)는 두 종류가 있는데, HSV-1형은 단순포진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감염된 타인의 타액이나 침샘분비물, 수포를 접촉할 때 전이되며, HSV-2형은 성접촉과 산모가 분만할 때 신생아에게 전염이 되는 음부포진 바이러스를 뜻한다.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입가에 수포를 일으키는 단순포진 이외에, 성기 주변이나 엉덩이, 여성의 질 내부 등에 피곤할 때마다 수포를 일으키는 음부포진 역시 이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초기 증상 있을시 재발 억제, 전염성에 주의한다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약은 아직 없기 때문에, 신경세포 속에 있는 바이러스 자체를 완치나 근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초기에 빨리 항바이러스 연고제나 약을 써서, 되도록 재발을 막고 증상이 심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가라앉도록 해주는 치료가 바람직하다.

이러한 단순포진이나 음부포진은 접촉에 의해 전염성이 있는데, 단순포진은 키스나 밀접한 신체접촉에 의해서, 그리고 음부포진은 성접촉에 의해서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로 전염시킨다. 단순포진이 있는 경우에는 아이에게 뽀뽀를 하거나 볼을 비벼도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일단 한 번 전염이 된 사람은 평생보균자로써 피곤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많을 때마다 재발을 해서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나 간혹 어린아이에게서 음부포진이 발견된다던지 성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전염경로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는 사례도 많이 보고 있다.

물론 피로와 스트레스를 멀리하는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나, 현대 사회에서 이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포진이나 음부포진이 재발하려고 하는 기미가 보이면 미리 예방 차원에서 항바이러스 연고나 복용약으로 바이러스 재발을 억제해주는 것도 방법이 된다.

또한 단순포진이 있는 사람들은 혹시 박피술이나 레이저 치료를 받기 전에 반드시 의사에게 포진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미리 항바이러스제를 예방 차원에서 복용하여 만약의 경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특히 산모가 음부포진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분만과정에서 신생아에게 전염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것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면역증강제가 개발되어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켜주는 치료가 가능해 졌는데, 주사요법을 꾸준히 시행하여야 하며, 환자의 경제능력 및 포진의 재발 빈도, 환자가 느끼는 고통의 정도에 따라서는 이 치료법이 고려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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