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히는 귀성길 건강수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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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눈앞에 다가왔다. 벌써부터 고향에 내려가는 기쁨으로 설레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즐거운 설도 건강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설 연휴의 건강과 관련한 주의점을 소개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가 도움을 주었다.

◇운전이 중요하다

설은 운전으로 시작해 운전으로 끝난다. 운전자는 먼저 근육피로에 유의해야 한다. 장시간 운전하면 근육이 굳어지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휴게소에 자주 들러 맨손체조와 심호흡,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운전 자세도 중요하다. 등받이를 90도 가까이 곧추 세우자. 등보다 허리가 등받이에 닿는다는 느낌으로 앉아야 한다.

특히 주의할 시기는 고향에 도착해 트렁크에서 짐을 꺼낼 때다. 선 자세에서 무심코 허리를 굽혀 트렁크 깊숙이 손을 내밀어 물건을 꺼내선 안된다. 허리를 ㄱ자 모양으로 구부린 채 물건을 들면 허리를 다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한쪽 다리를 범퍼 위에 올리자. 그리고 가능하면 트렁크 속의 물건을 자신의 몸 쪽으로 바짝 끌어당겨야 한다. 그 다음에 허리를 꼿꼿이 편 자세에서 물건을 잡자. 허리가 아니라 무릎을 굽혔다 펴는 힘으로 물건을 들어야 한다.

◇졸음운전 방지 요령

일단 졸음 운전의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오면 백약이 무효다. 가능하면 가까운 휴게소에서 내려 맨손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찬 물로 세수하는 것은 권장사항이 아니다. 일단 반짝 효과는 있지만 몇십분 지나면 더욱 큰 졸음이 올 수 있는 게 문제다.

찬 물로 수축됐던 혈관이 반사적으로 확장되면서 머리의 혈액이 얼굴로 몰리기 때문이다. 세수보다는 물에 적신 수건으로 운전 도중 틈틈이 얼굴을 식혀주는 방법이 좋다.

커피나 드링크류 등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도 권할 만하다. 카페인은 중추신경 각성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방광을 자극하게 된다. 운전 도중에 요의를 느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창문을 자주 열어서 환기하고 음악을 듣거나 껌을 씹는 것도 졸음을 쫓는 방법이다. 졸음을 예방하기 위해선 동승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동승자가 자지 않고 운전자와 대화를 하게 되면 졸음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응급상황 대처요령

반드시 휴대전화를 지참하도록 하자. 응급상황이 생기면 먼저 119부터 불러야 한다. 섣불리 혼자 해결하려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는 부상자를 차에서 끄집어내지 말고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잘못 꺼내다 척추신경을 다치면 반신마비 등 영구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차에 불이 났다든지 하는 비상사태에는 예외다.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평소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비행기를 탈 때 주의해야 한다. 미리 의사와 상의해 응급상황에 대비한 약을 휴대해야 한다. 중이염이 심한 환자는 이착륙시 기압변화로 고통받을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이밖에 개복수술 후 10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나 32주 이상된 임신부도 탑승이 곤란하다. 당뇨 환자는 저혈당에 대비해 반드시 초콜릿이나 사탕을 준비한다.

특히 당뇨 환자는 탈수가 잘 되므로 갈증이 없더라도 물이나 스포츠 음료를 준비해서 조금씩 마시도록 한다. 당뇨환자는 발에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으므로 구두나 샌들을 피하고 푹신한 운동화를 신어 발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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