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독재’를 피하는 기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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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호 21면

민주주의-밀과 토크빌

민주주의-밀과 토크빌

민주주의-밀과 토크빌
서병훈 지음
아카넷

‘다수의 지배’는 민주주의의 핵심 덕목이고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민주주의의 어두운 측면, 즉 ‘민주 독재’의 문제점이다. 19세기 프랑스와 영국을 대표하는 두 정치 사상가가 이미 150년 전에 걱정했던 문제다. 알렉시 드 토크빌(1805~1859)과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의 정치사상을 평생 연구해온 서병훈 숭실대 교수의 문제의식도 여기에 닿아 있다. 최근 펴낸 『민주주의-밀과 토크빌』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아메리카의 민주주의』를 쓴 토크빌과 『자유론』으로 유명한 밀은 민주주의를 누구보다 지지했다. 하지만 그 한계도 지적했다. 토크빌은 ‘다수의 압제’와 ‘민주적 전제(專制)’가 일어나지 않게 시민들이 공인의식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밀은 계급이익에 휘둘린 민주주의는 사악하고 무능한 정치체제로 타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자는 “국민의 이름으로 반대편을 겁박하고 법치를 무력화하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로 포장한 독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영대 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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