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오염 생선, 심장병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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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에 오염된 생선이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는지에 대해 연구진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실린 장기간의 수은 노출이 중년과 노년 남성의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두 개의 논문은 상반되는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인체내 수은 수치와 심장병에 걸릴 위험 사이에 뚜렷한 관계를 발견하지 못한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심부전을 앓은 적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인체내 수은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진은 유럽 9개국 심장병 환자에 대한 과거 연구자료와 조직 샘플을 재검토한 결과 수은에 오염된 생선이 건강에 좋은 지방산인 DHA의 이점을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심부전을 앓은 적이 있는 중년남자 684명과 그런 적이 없는 남자 724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흡연 여부 및 음주량, 발톱, 둔부에서 추출한 지방조직 등을 비교했다.

발톱에는 수은이 축적되며 지방조직에는 DHA가 쌓인다.

연구 결과 인체내 수은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 수은 수치가 가장 낮은 사람에 비해 심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홉킨스대학 역학과 조교수인 엘리서 구알라 박사는 밝혔다.

한편 하버드 대학 공중보건 연구팀은 심장수술을 받았거나 심부전을 앓은 적이있는 남성 470명을 그런 질환을 앓은 적이 없는 비슷한 남자들과 비교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이 대학 역학 및 영양학과 교수인 월터 윌레트 교수는 "발톱의 수은 축적치가섭취한 생선의 수은 농도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은에 대한 노출과 심장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상반된 연구결과를 주장했다.

윌레트 박사는 그러나 "어느 정도 위험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윌레트 박사와 구알라 박사는 연구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은 미국과 유럽의 연구에서 섭취한 생선이 다르고 각각의 연구에서 환자그룹과 비교그룹을 선정한 방식이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반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과 미국 식품의약청(FDA) 전문가들은 ▲생선의 지방산과 미네랄은 심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추가 연구를통해 결론을 얻을 때까지 생선 섭취를 중단해서는 안되며 ▲연어나 작은 새우과 같은 많은 어류에는 수은이 아예 없거나 극히 소량 함유돼 있어 무방하다는 두 가지사실에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FDA와 환경보호청(EPA)을 비롯한 정부 기관들은 오래 전부터 임신.수유중이거나가임연령대의 여성들은 수은에 오염된 물에서 잡은 생선을 피하고, 수은이 다량 축적될 수 있는 상어와 황새치 등 수명이 긴 대형 어류를 섭취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미국 심장학회는 지난주 생선에 함유돼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여준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최소한 일주일에 두번 이상 생선을 섭취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재차 발표했다. (뉴저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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