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적, 안구건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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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안과질환중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것은 아마도 안구건조증(건성안증후군, dry eye syndrome으로도 불림)일 것입니다.

이것의 원인은 수십여가지에 이를 것이고 전문적인 것들이라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것을 악화시키는 여러 요인들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어 한번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흔히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는 말을 합니다만 이는 눈표면을 항상 부드럽고 윤기있게 해주는 눈물막(tear film)이 각막의 표면을 덮고 있기 때문입니다.

◇ 눈물막 3층중 어느 한가지라도 문제 있으면 발생

눈물막은 3층으로 되어있는데, 안쪽부터 결막(흰자위)에서 분비되는 점액층,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수성층(일반인들은 이 층만을 눈물이라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표면에 피지선에서 분비된 지방층이 있습니다. 이 3층중에서 어느 한가지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구가 건조하게 됩니다. 결코 단순한 질환이 아닙니다.

◇ 눈병, 라식·라섹의 합병증으로도 생겨

금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즈음에 전국적으로 전염성 눈병이 유행했었습니다. 그 때에 눈병에 걸리신 분들중 일부는 현재 안구건조로 고생하실 수 있는데, 이는 눈병 때문에 결막에서 점액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일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눈물층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점액층이 부족해져서 눈물전체가 불안해지기 때문인데, 이 때에는 점액성분이 강화된 인공누액을 점안하셔야 합니다(인공누액도 여러 type이 있습니다. 아무거나 점안하시면 별 도움을 얻지못할 것입니다).

중년여성들에게 흔한 쇼그렌증후군(Sjogren's syndrome)은 눈물샘에서의 눈물생성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환으로 류마티스 관절염과 동반되기도 합니다.

근래 폭발적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는 라식이나 라섹수술의 합병증으로 안구건조가 생길수 있는데, 그 원리가 이것과 유사합니다.

수술후 각막지각이 감소하여 반사성 눈물분비가 감소하게 되는데 손상된 각막 지각신경이 재생되면 정상으로 복귀하실 수 있습니다.

◇ 지방층이상으로 오는 안구건조, 컴퓨터, 건조·오염된 공기 탓

마지막으로 눈물의 가장 표층부인 지방층이상으로 수성층눈물이 과도하게 증발되어 안구건조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노년층과 여성에게 흔한 눈꺼풀의 염증(안검염이라고도 합니다)으로 피지선으로부터 지방이 덜 분비되거나, 건조한 대기 및 대기오염, 장시간의 독서나 컴퓨터 모니터 주시등으로 눈을 깜박거리는 횟수가 감소하였을 때에 지방층이 쉽게 파괴되어 수성층의 과도한 증발로 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 마지막 원인은 현대인의 특성으로 인한 것인데 단순히 인공누액 점안만으로 치유되기는 어렵습니다.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바꾸어야하고 대기의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탁한 실내에서 모니터를 오래 쳐다보는 습성도 바꿔야하겠죠.

◇ 과도한 눈의 혹사, 생활습관 고쳐야

최근 한 대학병원에서 전국민의 90%이상이 안구건조증 환자라는 놀라운 보고를 한적이 있습니다. 이는 TV시청 및 컴퓨터 사용증가에 따른 과도한 눈의 혹사와 환경 공해 및 유해가스에의 노출등 생활습관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이 어느 누구의 책임이라고 단정지울 수는 없겠죠. 바로 우리 모두의 잘못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이제라도 우리 주변의 환경을 좀 더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하고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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