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10년은 걸리는데···코로나 백신 300일만에 가능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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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모더나가 차례로 예방률 90% 이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중간결과를 발표하며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약 300일 만에 코로나19 백신 완성을 코앞에 둔 일에 대해 "과학적 위업"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에 따르면 백신 개발 역사에서 가장 빠른 기록은 1967년 미국 제약업체 머크가 갖고 있다. 당시 머크는 약 4년 만에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백신을 완성했다. 통신은 일반적으로 백신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에 돌입한 제약업체가 실제로 백신을 내놓는 경우도 5곳 중 1곳이 채 되지 않는다. 올해 초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보고될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어도 12~1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코로나19 백신 연구 속도를 앞당길 수 있었던 이유는 메신저RNA(mRNA) 기술을 사용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평가했다. mRNA 방식은 차세대 백신 플랫폼 중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달걀에 원료 성분을 배양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mRNA 기술을 활용하는 백신 개발에는 이 과정이 필요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만들어 놓아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알렉스 아자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출현 후 1년 안에 임상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백신 2개가 개발된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백신의 긴급승인 최소 조건으로 예방률을 50%로 정한 점도 백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통신은 "이는 제약업체가 명확한 결과를 충족시키기 위해 큰 도전을 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평가했다.

화이자는 지난 9일, 모더나는 지난 16일 백신 임상3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화이자는 백신의 예방률이 90%, 모더나는 94.5%라고 발표했다. 올해 안에 FDA의 긴급승인을 받는 백신이 나오면, 내년 초에는 백신이 보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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