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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 꺼진 스토브리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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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관중석을 지키던 LG 트윈스 마스코트. [연합뉴스]

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관중석을 지키던 LG 트윈스 마스코트.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올 한 해 지속되면서,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코로나19로 관중 수가 크게 줄어 올해 경영의 어려움에 시달렸다. 올해 100억~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내년에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상황이다.

프로야구 코로나 탓 감축 찬바람 #선수단 줄정리, 감독 연봉도 낮춰 #스프링캠프도 국내 2군구장 이용

시즌을 마무리 한 구단들은 대거 선수단 정리부터 시작했다. 박용택, 김태균, 정근우 등 30대 후반을 넘긴 베테랑 선수들은 은퇴를 선택했다. 한 구단에서만 뛰었던 프랜차이즈 선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선수 100여 명이 유니폼을 벗었고, 그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일정이 끝난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등 4개 팀은 감독도 새로 구했다. 명망있는 감독들이 사령탑을 채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감독 경험이 전무한 류지현 LG 수석코치가 LG 감독에,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가 SK 감독에 각각 선임됐다. 키움과 한화도 내부 인사가 감독 후보로 떠오른다.

감독 경험이 없다 보니 이들의 연봉은 2억~3억원대다. 경력이 화려한 감독들 연봉의 절반 이하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연봉에서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신예 감독을 뽑는 건 아니다. 그래도 코로나19로 인해 구단의 인건비 예산이 줄어든 건 맞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유계약(FA) 시장에도 한파가 불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받는 몇몇 선수를 뺀 나머지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칼바람 속에서 살아남은 선수도 연봉 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어도 예전과 같은 연봉 대폭 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도 모든 구단이 국내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의 경우 2월에 미국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 대만, 일본, 호주 등지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그런데 캠프 막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됐고, 각 팀은 급히 귀국했다. 코로나19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이라 이번에는 아예 국내에서 진행키로 했다. 각 구단은 제주와 경남 남해, 통영, 전남 여수 등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해안 지역을 고려했다.

그런데 전문적인 훈련시설이 부족한데다, 숙식비용 지출도 만만치 않아 2군 훈련시설을 활용하기로 했다. KIA 타이거즈는 전남 함평, 롯데 자이언츠는 경남 김해, NC 다이노스는 경남 창원, 삼성 라이온즈는 경북 경산, 한화는 충남 서산의 실내연습장도 활용할 예정이다. 두산과 LG는 경기 이천의 2군 시설을 쓸 계획이다. 키움은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내년 2월에 사용하겠다고 일찌감치 서울시에 통보했다.

유망주 육성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난 시즌까지는 거의 모든 팀 백업 선수와 유망주가 해외 교육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호주리그, 일본 교육리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모두 국내에 머물고 있다. 호주 헤럴드선은 13일 “호주리그에 참가했던 질롱코리아가 올해는 불참한다. 리그 사무국과 구단 측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이동과 비용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NC, 삼성, 롯데 등 영남지역 연고 팀은 낙동강 교육리그를 진행해 실전 경기력을 키우고 있고, 나머지 구단은 2군 시설에서 훈련만 하는 실정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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