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발표 앞두고…권영진 대구시장 "가덕도 추진, 천인공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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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3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3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권영진 대구시장이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대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16일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권 시장은 "그동안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해신공항은 십수 년 간 영남권 5개 자치단체(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가 밀양과 가덕도로 나뉘어 갈등한 끝에 파리 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라는 세계 최고 공항전문기관 용역결과에 따라 정한 영남권 신공항의 대안이다. 영남권 전체를 위한 신공항이다"며 "그래서 국민 세금 7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정이 있지만) 만약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있어서 이를 변경하려면 당연히 영남권 5개 시·도민들의 의사를 다시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은 가덕도신공항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고 했다.

 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오후 김해신공항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해신공항 확장이 부적절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6년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평가’를 담당했던 프랑스의 파리 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이다. 김해공항 확장이 압도적인 1위였고, 이어 경남 밀양, 가덕도 순이었다. 가덕도는 바다 매립으로 건설비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는 등의 평가를 받았었다.

 영남권신공항 건설 계획은 14년 전인 2006년 12월 17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 북항 재개발 종합계획 보고회 오찬에서 “‘남부권 신공항 문제’를 공식 검토해 보자”고 밝히며 시작됐다. 이듬해인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가 대구에서 ‘남부권’이 아닌 ‘영남권 신공항’ 공약을 내걸었다.

 당시 대선 주자 경쟁을 벌였던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모두 TK(대구·경북) 신공항을 약속했다. 이후 공항 위치를 두고 지역 간 깊은 갈등을 겪다가 2016년 ‘부산 가덕도도 경남 밀양도 아닌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으로 최종 결론났다.

 14년 만에 되돌아간 가덕도신공항 논란에 대해 TK의 민심은 차갑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익명을 원한 대구 달서구 60대 주부 A씨는 "정치적인 셈법이 들어간 것 같아 속상한다. 이미 정해진 영남권신공항. 그 사업을 또 추진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대구·경북과 부·울·경의 갈등을 또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배병일 교수는 "(정부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국가적으로 큰 피해가 추후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7일 오후 김해신공항 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시도 지사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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