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댄스 스포츠등 직장인 이색동호회

중앙일보

입력

'열심히 일한 당신, 찌든 스트레스를 떨쳐 버려라'.

새로운 취미를 갖거나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삶을 재충전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취미를 공유하는 직장인들과 사귀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다.

답답한 양복을 벗어 던지고 댄스복을 갈아 입는 사람부터 서류 가방을 승용차에 놓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까지….

직장인들이 직장간 동호회를 통해 마음 한구석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다.

◇스피드를 즐겨라

매주 화.목요일 점심 시간. 여의도 둔치는 인라인 스케이터들에 의해 점령된다. 이들은 여의도 직장인들의 인라인 스케이트 모임 '마사이(cafe.daum.net/masai)'의 회원들이다. 빌딩 숲을 뚫고 여의도 공원에 모인 뒤 여의도 선착장 고수부지에서 선유도까지 돌고 온다.

이민주(33)회장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으면 직장일이 저절로 잊혀진다"며 "시원한 강바람을 타고 달리면 마치 청룡열차에 탄 기분이 난다"고 했다.

소형경주용 자동차인 카트를 몰며 스트레스를 떨치는 직장인들도 있다. 직장인 카트 동호회 '로시마(www.rocima.co.kr)'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씩 경기 용인.파주.수원 등지의 트랙에서 최고 60㎞의 스피드를 맛본다.

박규환(31.광고디자이너)회장은 "카트는 낮게 깔려 달리기 때문에 스피드감이 보통 승용차의 두배"라며 "꽉 막힌 도시에서 쌓인 피로를 트랙에서 짜릿한 스피드로 녹여 버린다"며 즐거워했다. 은반에서 스피드를 즐기려면 클럽엣지(www.clubedge.net)에 찾아가 보자. 아이스링크에서 화끈거리는 스트레스를 꽁꽁 얼려 버릴 수 있다.

◇춤추고 두들겨라

'춤바람'이 난 직장인도 많다. 땅거미가 질 무렵 하나둘씩 지하실로 내려가 댄스복으로 갈아 입는다. 신나는 라틴 댄스 음악에 몸을 맡기면 영화 '더티 댄싱'이나 '셸 위 댄스'의 주인공이 된다. 7천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라틴속으로(cafe.daum.net/latindance)'는 정기모임 때마다 2백여명이 참석, 서울 압구정동의 댄스홀에서 몸을 흔든다.

회원 박영우(29.통신업체 근무)씨는 "일주일에 세번씩 라틴 댄서가 된다"며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춤에 젖으면 하루 내내 쌓인 피로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청소년 시절 헤비메탈과 락음악에 심취했던 직장인들도 많다. 기타의 선율에 몸을 맡기고, 찢어질 듯한 굉음에 헤드 뱅잉(머리 흔들기)까지. '직장인 밴드주식회사'(www.freechal.com/hobbyband)에 발을 딛는 순간 당신은 로커와 기타리스트가 된다.

선정우(32)회장은 "1천8백명 회원들이 저마다의 음악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며 "서른개에 이르는 밴드가 연습장에서 실력을 키우며 제2의 인생을 가꾼다"고 덧붙였다.

◇와인을 즐긴다

와인은 때와 장소,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어울리는 게 다르다. 그만큼 적절한 와인을 고르기 위해선 사전지식이 필요하다.'와인&조이(www.freechal.com/wine)'에선 와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다.

시음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여성회원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여풍(女風)이 세다. 매월 첫째주 토요일 32명의 회원을 선별, 다양한 음식과 함께 와인의 제맛을 느끼게 한다.

김진규(32)회장은 "폭음(暴飮)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악성 스트레스를 은은한 와인 한잔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헬스클럽도 단순한 체력단련장이 아니다. '캘리(www.cali.co.kr)'는 헬스클럽에서 만난 직장인들이 친밀감을 키우는 자리다. 이들은 서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도우미가 되면서 힘들었던 일과를 땀으로 정리하고 있다.

영화나 공연에 같이 갈 사람이 없는 직장인은 '꼬뚜게더(cafe.daum.net/gotogether)'를 클릭해보자. 당신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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