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내가 두산의 4번 타자다

중앙일보

입력 2020.11.11 00:03

업데이트 2020.11.1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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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 5회 초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검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5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린 김재환은 2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뉴스1]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이 5회 초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검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5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린 김재환은 2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뉴스1]

4번 타자의 방망이가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KS) 문턱까지 이끌었다.

두산 4-1 KT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5회 적시타 포함 3안타 3타점
2연승 두산, KS행 확률 88%
‘벼랑 끝’ KT, 12일 3차전 올인

두산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안타 3개로 3타점을 쓸어담은 4번 타자 김재환(32)의 맹활약을 앞세워 KT 위즈를 4-1로 꺾었다. 1차전의 3-2 승리에 이어 거침 없는 2연승이다.

5전 3승제 PO에서 먼저 2승을 거둔 팀의 KS 진출 확률은 88%(총 16회 중 14회)다. 예외는 두 번.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09년 두산 베어스다. 쌍방울은 현대 유니콘스, 두산은 SK 와이번스에 각각 2승 후 3패를 당해 KS 진출에 실패했다. 그 외의 모든 팀은 2승의 여세를 몰아 KS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매번 KS 무대를 밟았다. 올해도 6년 연속 KS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반면 창단 후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선 KT는 가을 야구 첫 무대에서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두산과 반대로, 16번 중 단 두 차례밖에 없었던 ‘기적’의 확률에 도전해야 하는 처지다.

두산은 경기 초반 손쉽게 선제점을 냈다. 2회 초 선두타자 김재환과 허경민의 연속 안타에 이어 박세혁의 좌중간 적시타가 터졌다. 2회 말 1사 만루 실점 위기를 벗어나자 3회 초에도 다시 득점 기회가 왔다. 정수빈의 몸에 맞는 볼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김재환의 좌전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KT도 홈런 한 방으로 의미 있는 반격을 시작했다.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3회 말 2사 후 선발 최원준의 5구째 직구(시속 141㎞)를 공략해 우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로하스는 올 시즌 홈런 47개를 쳐 이 부문 1위에 오른 선수다. KT의 역사적인 포스트시즌 첫 홈런도 로하스가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후 KT 타선은 침묵했다. 이후 득점 기회를 번번이 날리면서 점수를 쌓지 못했다.

PO 2차전(10일·고척)

PO 2차전(10일·고척)

두산은 달랐다. 1점 차 살얼음판 리드를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추가점을 뽑았다. 5회 초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의 연속 안타와 오재일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밥상을 차렸다. 그러자 KT는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불펜 유원상으로 교체했다. 정규시즌 유원상을 상대로 안타를 치지 못했던 김재환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개째 연속으로 들어온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타구는 우중간 한복판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후 두 팀은 불펜 승리조를 총동원했다. 두산은 KT의 추격을 막기 위해, KT는 추가 실점을 봉쇄하고 역전 기회를 잡기 위해 애썼다. 결국 이틀 연속 ‘관록’의 두산이 ‘패기’의 KT를 이겼다.

양 팀 선발은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했다. 특히 정규시즌 15승을 올린 KT 에이스 데스파이네의 부진은 뼈아팠다. 두산전에서 유독 약했던 그는 이날도 4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4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2승을 손에 쥔 두산과 1패만 해도 탈락인 KT의 PO 3차전은 12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아! (페르난)데스형!
페르난데스

페르난데스

핫 플레이어 페르난데스

‘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두산)가 10일 KT와 PO 2차전에서 부활했다. 2번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지난 9일 PO 1차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1차전에선 KT 선발 소형준과 불펜투수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하루 만에 타격감을 되찾았다. 때려낸 안타의 영양가 또한 만점이었다. 3회초 1사 주자 1루에서 안타를 치고나가 김재환의 적시타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놨다. 5회초에도 무사 주자 1루에서 안타를 날린 뒤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아 4-1로 점수를 벌리는 데 일조했다.

아, 데스(파이네)형…
데스파이네

데스파이네

콜드 플레이어 데스파이네

올해 15승을 올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KT)의 투구는 기대 이하였다. 10일 두산과 PO 2차전에서 4이닝 동안 안타 7개와 4사구 3개를 내주고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데스파이네는 ‘대식가’로 불린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207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붙은 별명이다. 그런데 이날은 5이닝도 책임지지 못했다. KT가 1-2로 쫓아가던 5회초 정수빈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연속타를 맞고,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KT 벤치는 결국 데스파이네를 내리고 불펜 유원상을 올렸다.

배영은·김효경·박소영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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