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다듬어주는 네일 숍 세균·곰팡이 우려

중앙일보

입력

매니큐어나 페디큐어를 해주는 네일 살롱(아트숍)에서 세균.곰팡이 감염 등 질병을 얻은 사례가 우리보다 위생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속출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2000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 크루즈에선 1백10명의 주민이 한 네일 살롱에 다녀온 후 집단 피부병에 걸렸다.

치료가 잘 안되는 피부 농양(膿瘍)과 다리 아래쪽의 종기가 이들의 주증상. 시 보건당국은 일부 환자가 같은 네일 살롱에서 페디큐어 시술을 받았고 동일한 발 욕조를 이용한 것에 주목했다.

발 욕조엔 엄청난 양의 머리카락.피부 부스러기 등이 들어있었다. 시 당국이 욕조와 환자의 발 가검물을 검사한 결과 같은 세균(마이코박테리움 포투이툼)이 무수히 검출됐다.

결국 네일 살롱의 주인은 자진해 문을 닫았다. 이 사고로 생명을 잃은 사람은 없지만 종기가 심한 일부 환자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 5월 2일자에 소개된 이 사건으로 미국에선 포터블(이동 가능한) 발욕조까지 등장했다.

이보다 더 심각하고 흔한 것은 손톱무좀 등 곰팡이 감염. 곰팡이 감염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소독되지 않은 손톱깎이, 손톱을 가는 줄 등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며 "네일 살롱 주인과 종사자에 대한 위생교육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네일 살롱에서 손톱 뿌리쪽의 반월(半月)형 각피를 바짝 제거하면 손톱 밑으로 불결한 물이 들어가 세균.곰팡이 감염이 일어난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김일환 교수는 "손톱무좀이 생기면 손톱 주변이 가렵고 손톱 색이 누렇게 변하며 광택이 없어지고 갈라진다"며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거나 평소 손.발톱이 약하거나 습진이 유달리 잘 생기는 사람은 네일 살롱 이용시 세균.곰팡이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피부과 김정애 교수는 "네일 살롱에선 유기용매.염료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므로 접촉성 피부염 발생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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