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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제가 국민 우롱? 사의 표명은 사과할 사안 아냐”

중앙일보

입력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사의 표명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고위 당·정·청이란 더 높은 곳에서 10억 유지하기로 했고, 이를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말씀드리는 건 아닌 거 같아서 그 책임으로 진정성을 담아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사의 표명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고위 당·정·청이란 더 높은 곳에서 10억 유지하기로 했고, 이를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말씀드리는 건 아닌 거 같아서 그 책임으로 진정성을 담아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개인적인 면피를 위한 장소로서 이 상임위를 이용했다는 거다. 공식적으로 사과를 요청드린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가뜩이나 힘드신데 자꾸 그러시면 어떡하나. 언론에도 많이 나왔는데…” (윤후덕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저는 사과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충분히 말씀을 드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사의 소동’을 둘러싼 논란이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시 반복됐다. 홍 부총리가 지난 3일 같은 회의 석상에서 사의 표명 사실을 공개한 지 나흘째 논란이 계속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홍 부총리가 국회의원과 국민을 우롱했다”고 주장했다. 서병수 의원은 “자신의 소신을 지키지 못했다면 조용히 떠나면 되는데, 공개적으로 (사의 발언을) 했다는 것은 개인적인 입장을 면피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홍 부총리의 진정성을 받아들였는데, 다음날 순응하는 태도를 보고 경제수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의심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에게 사과를 요청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치고 윤후덕 위원장과 주먹인사를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 석상에서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치고 윤후덕 위원장과 주먹인사를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 석상에서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그러자 회의를 진행하던 민주당 소속 윤후덕 위원장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윤 위원장은 “(홍남기 부총리가) 가뜩이나 힘드신데 자꾸 그러시면 어떡하나. 언론에도 많이 나왔는데…”라며 다음 회의 순서로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이 자리에서 사퇴를 밝혔기 때문에, 대통령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으면 이 자리에서 정확하기 입장을 밝히고 사과할 건 사과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재차 몰아붙이면서, 발언권은 홍 부총리에게로 넘어갔다.

홍 부총리는 “이것에 대해 더 이상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 관련해서 10억원 현행 유지가 어렵다는 말씀을 국정감사에서도 답변을 드렸다”며 “그러나 저 혼자 정책을 하는 게 아니라서 고위 당·정·청이란 더 높은 곳에서 10억 유지하기로 했고, 제가 현행 유지한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말씀드리는 건 아닌 거 같아서 그 책임으로 진정성을 담아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의 말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는 취지였다.

홍 부총리는 다만 국민의힘의 “국민 우롱” 주장에 대해선 반박했다. 그는 “저로서는 정치라든가 (이런걸) 접목해서 생각할 만큼 제가 그렇게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다”면서 “진정성을 이해해주십사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후 홍 부총리는 언성을 살짝 높이기도 했다. 서 의원이 “그다음 날 바로 인사권자 뜻에 따르겠다고 한 것은, 개인적인 면피를 위한 장소로서 이 상임위를 이용했다는 것”이라며 재차 사과를 요구하면서다. 홍 부총리는 “저는 사과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이미 충분히 말씀을 드렸다”고 맞받아쳤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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