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원로의 일침 "트럼프, 개표막으려는 시도 중단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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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관. NBC=뉴스1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관. NBC=뉴스1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개표를 막으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이커 전 장관은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할 순 있지만 그 권한이 초기 표를 무효화하는 걸 정당화하는 데 사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제임스 베이커는 20년 전인 2000년 플로리다 재검표 소송에서 부시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의 법무팀장으로 연방대법원의 재검표 중단 결정을 끌어내며 부시의 대선 승리를 지킨 인물이다. 이에 백악관은 선거 후 소송전을 주도할 ‘제임스 베이커 같은 인물을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이커 전 장관은 20년 전 플로리다와 올해 대선의 차이점으로 “우리는 표를 세지 말라고 한 적 없다”며 “유권자의 표를 유효표로 인정하지 않는 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관점에서 매우 어려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당시 ‘개표가 끝났고 개표가 됐으니 이제 그 과정을 끝낼 때’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선거 당일 밤 백악관이 내놓은 메시지는 이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개표 중단은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개표가 끝난 후 재검표를 중단하라는 것과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를 중단하라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전에선 트럼프가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베이커 전 장관의 주장이다.

아울러 베이커 전 장관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행해진 12만7000표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공화당의 주장에 대해 “타당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화당이 주법원과연방법원에서 패배해 법적으로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대통령에겐 선거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정당한 근거가 있는지 세어본 후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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