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업그레이드] 1. 골다공증을 이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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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유리로 만들어진 뼈를 연상케하는 골다공증(骨多孔症)이 바로 그것이다. 운동이나 외출은 물론 재채기조차 시원하게 할 수 없다.

부딪치면 영락없이 부러지는 뼈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한번 부러진 뼈는 마치 마른 빵조각이 가루처럼 부러지듯 산산조각나 다시 붙이기 매우 어렵다.

꼬부랑 허리도 골다공증 탓이다. 중앙일보는 여성부가 제정한 여성주간(7월 첫째주)을 맞이해 한국여의사회와 공동으로 골다공증 캠페인을 벌인다.

3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1층 아트홀에서,5일 서울 명동 YWCA 4층 강당에서 골다공증 강좌와 무료 골밀도 검진 행사를 갖는다 (문의 080-3651-075).

'요조 숙녀와 유리뼈'. 골다공증은 작고 날씬한 체형을 지닌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체중이 작을수록 뼈에 가해지는 힘이 약해져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살을 빼기 위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한 여성에게도 잘 생긴다. 커피와 담배, 술도 골다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이다.

멋으로 살을 빼고 멋으로 커피와 담배, 술을 즐기는 여성에겐 영락없이 골다공증이 찾아온다.

살 찌는 것이 두려워 잘 먹지 않고, 걷기보다 차를 타며, 스포츠보다 음악감상이나 서예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요조 숙녀형 여성일수록 골다공증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반면 키와 체중이 많이 나가고 골격이 우락부락하게 큰 여성,평소 육체노동이나 운동을 많이 하는 여성에겐 골다공증 발생률이 적다.

연령도 중요하다. 골다공증에서 중요한 연령은 30세와 50세다. 여성은 일생동안 30세 무렵 뼛속에 가장 많은 칼슘을 보관하는 이른바 최대 골밀도를 보인다.

그러나 30세 이후부터는 서서히 골밀도가 낮아지다가 폐경이 시작되는 50세를 기점으로 칼슘이 급속하게 빠져나간다. 5~7년마다 20%씩 골밀도가 낮아질 정도.

요조 숙녀형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여성이 폐경 이후 할머니가 되어 걸리는 병이 바로 골다공증이란 결론이다. 문제는 골다공증이 소리없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골다공증은 미끄러지거나 부딪치면서 뼈가 덜컥 부러지기 전까진 어떠한 증상도 보이지 않는다.

골다공증 여부를 간편하게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은 체중과 연령을 대입시켜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아시아 여성들을 대상으로 골다공증의 위험도를 3단계로 분류한 자가측정법이 바로 그것이다.

예컨대 65세 여성이라도 체중이 40㎏이라면 고위험 여성이며, 80세 여성이라도 체중이 80㎏이라면 저위험 여성에 속한다. 고위험 여성에 속할 경우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하며 약물 등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

중간 위험도의 경우 골밀도 검사와 함께 운동과 고칼슘식품 등 생활요법이 권장된다.

간과해선 안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론 스테로이드와 간질 치료제 복용이 있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관절염, 천식 등 몸 안에 만성적인 염증이 있어 스테로이드를 오래 사용한 여성이라면 반드시 골다공증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여의사회 정덕희(66.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회장은 "골다공증은 여성 건강의 핵심주제며 뼈가 튼튼한 여성이야말로 진정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여성들이 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갖지만 골다공증으로 뼈가 텅 비어 있으면 골절과 꼬부랑 허리 등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같은 참사가 우리 몸에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주신 분=안명옥 차병원 산부인과/예방의학과 교수, 최웅환 한양대 내분비내과 교수, 임승길 연세대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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