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의료사고 걱정마세요!" 응급의료관리팀장 임종규씨

중앙일보

입력

16일 오후 3시, 부산 월드컵경기장 옆 부산의료원 주차장.

흰색 조끼를 입은 10여명의 의료진이 산소호흡기.이동 침대.들것 등의 장비를 배치하며 현장응급의료소를 꾸미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국립의료원 임종규(45.4급)응급의료관리팀장. 한국과 스코틀랜드의 축구 평가전이 시작되자 任팀장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아무 탈없이 경기가 끝나자 오후 11시쯤 철수를 서둘렀다.

"훌리건이 난동을 부리거나 안전사고가 나면 환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신속하게 응급처치하고 큰 병원으로 옮기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

任팀장은 전국 10곳의 월드컵경기장에서 발생할지 모를 응급 의료 상황의 실무 책임자다.

월드컵 대회 동안 국립의료원 상황실에 비상 대기하며 응급실로 환자를 신속히 배분.후송하도록 현장응급의료소에 지시하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환자가 발생했을 때 경기장 밖의 현장응급의료소까지 옮기는 데 1~2분,응급처치하는데 1~2분 등을 잡고 있습니다.환자 발생 후 늦어도 10분 내 후송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任팀장은 보건복지부에서 응급의료를 비롯한 의료정책을 담당하다 지난 3월 말 현재의 자리로 옮긴 후 휴일도 거의 없이 10개의 월드컵경기장을 돌아다녔다.

환자가 30명 정도 발생한 것으로 가정해 경기장 당 두세번 정도의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이달 초에는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10개 도시의 응급의료팀과 시.도 관계자 등 70명을 인천 문학경기장에 초청해 모의 훈련을 참관하게 하고 현장응급의료소 운영 방안을 교육했다.

任팀장은 "6월 10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가장 걱정된다"며 "16강 진출의 분수령인 데다 최근 고조된 반미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任팀장은 37개 중앙행정부처 축구동호회 연합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축구광이기도 하다.

◇현장응급의료소

경기 기간 보건소장과 응급의학 전문의.응급구조사.간호사 등 12명 이상으로 구성된 의료팀이 상주한다.

경기장 밖에 설치되며(경기장 안에는 네곳의 의무실이 별도로 있음) 복통.두통 등의 가벼운 질환을 처치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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