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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조 원 빚더미, 왕년 中 최고 부호 '제국'의 몰락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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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 그룹(万达集团) 왕젠린(王健林) 회장, 한 때 중국 최고 부호였던 그가 70조 원이 넘는 빚더미에 올랐다. 왕 회장은 부동산 사업 및 종합 문화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펼치며 호황기를 누렸으며, 몇 해 전만 해도 중국 부호 1위에 이름을 올렸었다.

부동산, 엔터 사업으로 성공한 완다 그룹 왕젠린 회장 #코로나 직격탄으로 수십조 채무, 기존 사업 매각 진행

하지만 올해 들려오는 소식은 암울하다. 왕 회장은 4205억 위안(72조 4000억 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올랐고, 기존 누리던 사업도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왕젠린 회장(오른쪽), 왼쪽은 그의 아들 왕쓰충 [사진 바이자하오]

왕젠린 회장(오른쪽), 왼쪽은 그의 아들 왕쓰충 [사진 바이자하오]

완다(万达) 왕 회장은 중국 현지에서 “1억 위안 꿈” 망언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6년, 왕 회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은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먼저 1억 위안(약 170억 원) 벌기와 같은 작은 목표부터 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1억 위안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수백년을 벌어도 모을 수 없는 돈”이라며, “왕 회장이 청년 세대의 현실을 모르고 팔자 좋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사진 신창춘]

[사진 신창춘]

‘1억 위안’을 ‘작은 목표’ ‘소박한 목표’라 표현할 만큼 막대한 자산가였던 왕 회장, 그러나 4년 뒤인 2020년 ‘70조 원 빚더미’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그는 2020년 1월, 완다 연례총회 이후 종적을 감췄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완다는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완다 쇼핑몰은 코로나 기간 중 40억 위안(약 700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 손실을 입었다. 그밖에 각종 스포츠 대회들이 취소됨에 따라 1분기 수입은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사진 진룽제]

[사진 진룽제]

완다 시네마(万达影业)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7월 말쯤 중국 내 극장들이 조금씩 개방을 시작했지만, 좌석 점유율은 여전히 높지 않다. 완다 그룹 산하 호텔의 손실도 이처럼 비관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 펜데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완다는 산하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완다 백화점을 쑤닝에 넘겼다. 지난 9월, 중국 유통기업 쑤닝이거우(苏宁易购)는 “완다 그룹에 속하는 37개 ‘완다 백화(万达百货)’의 이름을 ‘쑤닝이거우 광장(苏宁易购广场)’으로 변경하고, 스마트 쇼핑 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초 부동산으로 회사를 키운 왕 회장은 사실 수년 전부터 ‘탈 부동산화’를 목표로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2015년 전환에 돌입한 완다 부동산의 매출액은 2년 후 1000억 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일년 전인 2019년에는 500억 위안 선까지 무너졌다. 그러나 부동산 업종의 특성상, 막대한 투자금을 단기내 회수하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2020년 완다는 ‘고위급 경영진 변동, 자산 매각, 빚더미’ 소식만 간간히 전해올 뿐, 대중의 시야에서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

현재 완다는 코로나 여파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으며, 정상 운영을 한다고 하더라도 상반기에 입은 손실은 메우기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여전히 진행 중인 구조조정 문제 역시 자금 부족의 상당한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왕 회장과 완다의 채무 문제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완다는 점점 더 수세에 몰리는 국면이다. 4000억 위안(70조 원)이라는 빚더미에 앉은 회사에 선뜻 지갑을 열 투자자가 있을 리 만무하다.

[사진 터우탸오]

[사진 터우탸오]

지난 9월 28일, 완다는 오는 2021년부터 완다 쇼핑몰 건설에는 자금을 투자하지 않고, 브랜드와 설계, 운영만 담당하겠다고 선언했다. ‘부동산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벗어던지겠다는 얘기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왕젠린 회장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수백억 위안의 빚을 지고 전환점 마련에 나섰다. 완다의 성공과 몰락은 코로나 펜데믹과 산업 구조 변환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수십조 원 빚더미에 앉은 ‘완다 제국’의 내일은 어떻게 펼쳐질까.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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