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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서비스업만 직격탄?…KDI “지식산업 일자리도 비상”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지난 4월에만 100만개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19 창궐이 정점에 이른 시기다. 코로나 19 확산이 주춤하며 일자리 감소세는 줄었다. 하지만 새로운 정보통신업, 제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교역 산업으로 고용 충격이 번지고 있다는 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다.

제조·지식 산업 동시 고용 충격 #4월 108만개, 9월 83만개 감소 #지식 일자리는 회복 더 어려워 #일시 충격 기업의 파산 막아야

지난달 서울 성동구청 일자리게시판 앞에서 시민들이 구인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서울 성동구청 일자리게시판 앞에서 시민들이 구인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KDI가 21일 내놓은 ‘코로나 19로 인한 고용 충격의 양상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없앤 일자리 수는 코로나 19 국내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2월에 전년 대비 5만7000개에서 3월 91만5000개, 4월 108만4000개로 급증했다. 코로나 19 미발생을 가정한 취업자 증감 흐름과 실제 수치를 비교한 결과다.

이 지표는 6월에 74만7000개, 7월 67만8000개, 8월 57만3000개로 줄었다가 9월에 다시 82만6000개로 늘었다. 코로나 19 재확산이 반영된 수치다. 지역서비스업 일자리가 주로 사라졌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등이다.

KDI는 코로나 19에 따른 고용 충격의 내용을 우려했다. 제조업, 지식산업(첨단 제조업, 정보통신업, 과학‧기술서비스업 등)을 포함한 교역산업에 대한 일자리 충격이 가시화했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교역 산업 일자리 감소 폭은 3월 13만2000개, 4월 10만4000개에서 5월에 8만2000개로 줄었다. 하지만 8월에 14만8000개가 늘어난 데 이어 9월에는 감소 폭을 19만1000개로 키웠다. KDI는 “코로나 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교역 산업에서도 고용 충격이 점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취업자 증감·실업자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취업자 증감·실업자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제조업, 지식산업 일자리는 한번 사라지면 복구가 어렵다. 숙련도가 높아서다. 게다가 지역서비스산업 고용에도 영향을 끼친다. 전통 제조업의 일자리가 1개 생기면 지역서비스업 일자리 0.9개가 창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식산업 일자리 1개는 지역서비스업 일자리 3.2개를 만든다. KDI가 우려하는 지점이다.

이종관 KDI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교역산업 자체의 일자리 수가 많지는 않지만, 지역서비스업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하는 고용승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의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며 “교역산업 일자리가 영구적으로 사라질 경우 코로나 19가 완전히 종결된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지역서비스업에 다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KDI는 고용유지 정책의 우선순위를 제조업, 지식 산업에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종관 연구위원은 “일시적 충격 때문에 기업이 파산하지 않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 19 종결 때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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