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의 적 '체중 증가' 운동으로 막는 게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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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금연을 선언한 50대 중반의 K씨는 3개월 새 체중이 10㎏이나 늘었다. 그는 최근 서울 상계백병원 금연클리닉을 방문, 담배를 끊으면 체중 증가로 건강에 더 해로운 것이 아닌지 물었다.

이에 주치의는 "흡연은 체중이 45㎏ 이상 늘어나는 것과 같은 건강상 피해를 준다"며 "금연 결심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금연의 최대 적은 '체중 증가'라는 말이 있다. 체중을 줄이려고 흡연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미국의 조사에서는 금연 후 남성은 평균 2.8㎏, 여성은 3.8㎏ 체중이 늘었다. 이중 10%는 13㎏ 이상 증가했다.

체중 증가는 불안.초조.우울해지고 화를 잘내며 기침.가래가 많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니코틴 금단(禁斷)증상이 나타나는 금연 후 2~3주 사이에 현저하고 보통 3~6개월 지속된다.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성원 교수는 "애주가들의 금연 후 체중 증가가 눈에 띄게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연하면 담배를 피울 때보다 열량이 하루 2백㎉쯤 덜 소비된다"며 "이는 기초대사율(활동이 없을 때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쓰는 최소한의 열량)을 높였던 니코틴 공급이 끊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연 후에는 또 평소보다 많이 먹게되고 달고 기름진 음식과 술을 더 찾는 것도 체중 증가를 부추긴다. 금연 후에는 운동이나 다이어트로 이전보다 3백㎉ 가량을 더 소모하거나 덜 섭취해야 금연 전 체중이 유지된다.

인제대 의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서홍관 교수는 "금연 후에는 무과당껌.은단.당근.오이 등 열량이 낮은 음식을 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금연 후 운동은 바로 시작하고, 다이어트는 3개월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 금연 수주 전부터 빠르게 걷기.줄넘기 같은 운동을 미리 처방하는 의사들도 있다.

운동은 체중을 줄이면서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준다. 열량이 소비되는 데다 담배생각을 간절하게 하는 무료함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금연한 여성에게 하루 45분간 걷게 했더니 체중이 1.3㎏ 이하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부 니코틴껌과 곧 시판될 예정인 금연보조약 '자이반'은 체중 증가를 지연시킬 수 있으나 완전히 억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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