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으로 우울증 치료

중앙일보

입력

강력한 자기장(磁氣場)으로 우울증을 치료한다.

가톨릭의대 정신과 채정호.이창욱 교수팀은 최근 자기장을 이용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경두개(經頭蓋)자기 자극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머리 가까이에 코일을 놓고 강력한 전류를 흘려서 생긴 자기장으로 머리 속의 뇌세포를 활성화해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1985년 처음 미국에서 고안돼 현재 미국.캐나다.이스라엘.호주 등에서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채교수는 "강박 장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다른 정신질환의 치료로 응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박 장애란 보도블록의 금을 밟지 않고 걸어야 마음이 편하다는 등 강박적 생각으로 고통받는 질환.

대체요법에서 흔히 시행하는 자석요법과 다른 점은 보통 자석보다 수 백 배 이상 강력한 고(高)자기장을 이용해 치료한다는 점.

현재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통해 원하는 뇌 부위를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돼 있으므로 앞으로 임상경험이 축적되면 운동과 시각, 기억과 집중, 언어, 기분 등 두뇌별 기능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효능 검증이 끝나는 5월 초부터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료가 이뤄진다.

경두개 자기 자극술의 가장 큰 장점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환자는 기계 장치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되며 통증이 없고 외래 진료 때 간단히 시행할 수 있다. 방사선 대신 무해한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도 장점.

그러나 경두개 자기 자극술이 우울증이나 강박장애 등에 대해 기존 약물치료를 대신할 만큼 효과가 우수한지에 대해선 추후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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