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홈] 란 꽃 보려면 비료 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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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에는 한국 춘란(春蘭)이 한창 꽃망울을 터뜨린다.

그러나 난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매년 꽃대를 올리기는 쉽지않다. 난 박사로 유명한 경북대 원예학과 정재동 교수가 말하는 집에서 난꽃 피우는 법을 소개한다.

◇춘란=꽃을 피우려면 온도와 비료가 가장 중요하다. 여름에는 25℃ 이상을 유지해야 꽃눈이 생긴다. 겨울에는 낮에도 10℃이하의 저온을 유지해야 한다.

겨우내 저온 처리가 잘 된 난은 꽃 피우기 전 20일 가량 시간을 두고 다소 어두운 곳에서 서서히 온도를 높여주면 꽃대가 잘 올라온다. 습도나 온도가 너무 높으면 꽃대가 물러지거나 가늘어질 수 있다.

물만 주어서는 꽃을 피우기 어렵다. 난의 휴면기인 여름.겨울 외에는 비료를 준다. 꽃이 지는 3월 하순~4월 중순경부터 비료를 주기 시작해야 한다.

겨우내 일주일에 한번 주던 물을 봄에는 두 세 번 줘야 한다. 3월초에는 살균제.살충제.항생제를 줘 여름철 병충해를 미리 예방한다.

꽃을 오래 피워놓으면 난이 쇠약해진다며 꽃대를 잘라내는 이도 있다. 그러나 녹색 꽃은 꽃 자체에서 광합성이 일어나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색 꽃이라도 생리활성제를 뿌려주면 꽃대의 수명이 길어지고 발육도 좋아져 오래 피워놓아도 이듬해 꽃을 볼 수 있다.

난꽃은 잎이 올라가다 굴곡이 지기 시작하는 선에서 피어야 아름답다. 꽃대가 적당히 올라온 뒤 온도를 조금 낮추면 높이를 맞추기 쉽다. 화분 갈이는 꽃이 진 뒤 한다.

◇서양란=서양란은 가을.겨울에 꽃이 핀다. 집에서는 부식시킨 깻묵을 포기 사이사이를 덮을 정도로 충분히 준다. 그리고 직사광선만 피하면 쑥쑥 잘 자란다.

봄에는 4~5일에 한 번씩 물을 흠뻑 준다. 약하게 올라오는 촉은 따고 강하게 올라오는 2~4촉만 키운다.

◇난(蘭)의 특징=난은 매(梅).국(菊).죽(竹)과 함께 사군자(四君子)로 불린다.

가녀린 풀뿌리 식물인데도 엄동설한에 얼어죽지 않고 살아남는 강인함 때문이다. 난은 한자 표기 '蘭'에서 나타나듯 동(東)쪽을 향해 자라는 풀(草)이다.

음지식물이기도 하다. 덥고 건조한 남향에서는 살지 않는다. 아침볕만 보면 족하다.

그러니 종일 해가 비치는 아파트 베란다는 난이 살기에 녹록치 않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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