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병아리 2만 6000마리···살기 위해 사체 쪼아먹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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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서 방치된 병아리들의 모습. 사진 스페인 동물보호단체 페이스북 캡처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서 방치된 병아리들의 모습. 사진 스페인 동물보호단체 페이스북 캡처

스페인에서 공항에 버려진 병아리 2만 3000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전날 스페인 국가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밖에 사흘간 아무 음식이나 물 없이 방치돼 있던 2만 6000마리의 병아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중 6000마리는 발견 당시 이미 숨져 있었으며, 나머지 병아리들은 저체온증을 앓고 있는 상태로 살아남기 위해 죽은 병아리들의 사체를 쪼아먹고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된 병아리 대부분은 이후 숨을 거뒀다. “사체가 부패하며 강한 냄새를 풍겼고, 이것이 살아남은 병아리들의 생존 조건을 더 열악하게 만들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병아리들이 담긴 판지 상자가 비에 젖어 운송이 불가능해졌고, 운송업체가 이 상자를 터미널 밖에 방치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가 파악되는 대로 이들에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다만 병아리들이 어느 곳으로 운송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동물 보호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이들의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3200마리의 병아리를 입양 보냈다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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