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 암 치료백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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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자신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악성종양을 파괴하는 암 치료백신이 개발되었으며 임상실험에서 전립선 암을 호전시키고 다른 종류의 암세포 확산을 차단하는 획기적인 효과를 나타냈다고 의학전문지 '임상조사' 최신호가 6일 밝혔다.

미국 듀크대학 메디컬 센터 비뇨기과 전문의이자 면역학 교수인 요하네스 뷰베크 박사는 이 의학전문지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백신은 유전자 조작에 의해만들어진 수상돌기세포 백신으로 13명의 전립선암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되면서 암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뷰베크 박사는 이 백신 투여 후 면역세포인 T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면역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전립선특이항원(PSA)에 작용하는 T세포가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이 백신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T세포로 하여금 가까이에 있는 암세포에 신경을 돌리게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PSA는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전립선암 환자엑게서는 PSA 분비량이 증가한다.

뷰베크 박사는 또다른 실험에서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이를 암세포와 함께 배양한 결과 T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단순히 T세포만 증가하는 것으로는 면역체계가 활성되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지만 이 시험관 실험 결과는 이를 확실히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뷰베크 박사는 이 백신은 신장암 환자에게서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암종양의 종류나 유전적 구조와 상관없이 사실상 거의 모든 암에 대해 이 백신의 효과를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외부 침입자를 식별하고 공격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암 세포는 외부가 아닌 내부조직 자체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이를 정상세포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또 종양세포는 세포표면의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은폐하는 수단이 있어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면 이 잠자는 면역체계에 대해 종양세포가 침투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어왔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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