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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장부 말 안해" 이철 입에서 확인된 제보자x의 엇박자

중앙일보

입력

왼쪽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7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는 모습. 오른쪽은 2016년 9월 이철 전 VIK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왼쪽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7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는 모습. 오른쪽은 2016년 9월 이철 전 VIK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6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3회 공판. 이날 법정에는 이 전 기자 협박 혐의의 피해자이자 증인 신분으로 신라젠 전 대주주 이철 전 VIK대표가 출석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과 이 전 기자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제보자X 지모씨의 과거 발언과 엇갈린 진술을 여러차례 했다.

지씨는 지난 2월 이 전 기자를 만나 "(여야 로비 관련) 장부란 이런 것들이 있다. 다섯명 선. 제가 (이철 전 대표와) 충분히 소통해서 들은 내용이다. 자료는 제가 아니면 누구한테도 건너가질 수 없어요"라고 밝힌 바 있다. 지씨는 이 명단을 제시하며 이 전 기자에게 일종의 보증을 요구했다. 이 전 기자가 지씨에게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게 된 이유다.

이철 "정치권 장부 말한 적 없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날 법정에서 이 전 기자와 공범으로 기소된 채널A 백모 기자 변호인이 "지씨에게 정치권 인사 5명에 대한 송금장부가 있다는 내용을 확인해준 적이 있냐"고 묻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지씨에게 피고인과 만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도 "그런 지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지씨에게) 장부를 언급한 적이 없다. 불법이 없다는 거였다. 장부는 있을 수 있더라도 (유시민 등에게) 강연료는 적합하게 지급됐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한동훈 검사장의 모습. [중앙포토]

한동훈 검사장의 모습. [중앙포토]

이런 이 전 대표의 진술은 그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었다는 지씨의 주장과는 결이 다른 것이다. 이 전 기자와 백 기자의 변호인들은 이런 이 전 대표의 진술을 통해 지씨가 한 검사장을 엮어내기 위한 일종의 정치 공작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상관 없이 지씨가 '단독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

지씨는 지난 7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라젠 관련 돈이 오간 게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도 "(채널A 기자에게) 자꾸 뭔가 줘야지 뭔가 될 것 같은 그런 상황이었다.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의도적 거짓말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변호인단 "제보자X가 이동재 속인 것" 

하지만 백 기자의 변호인은 "이 전 기자에게 명단을 언급한 것도, 이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도 지씨였다"고 반박한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도 "지씨가 처음부터 거짓 명단으로 이 전 기자를 속이며 한 검사장을 요구한 것"이란 입장이다.

한편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7일 법원에 이 전 기자에 대한 보석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 전 기자는 지난 7월 구속돼 구속만료기한은 내년 1월이다. 주 변호사는 "이 전 기자의 수감기간이 너무 길고 현재 남아있는 증인들도 모두 이 전 기자의 적대적 증인이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보석 신청의 이유를 밝혔다. 백 기자는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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