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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다급한 트럼프, 병원서 깜짝 외출…다음날 새벽엔 “투표하라” 16번 줄트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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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코로나19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오후 5시(현지시간)가 조금 지나 자동차를 타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대선까지 30일을 남겨둔 이날 대통령 건강 상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코로나 감염 이후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건강악화설을 불식시키고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건재 과시하며 지지자 결집 노려 #“정치쇼, 경호원 목숨 위협” 비판론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월터리드 군병원 앞을 차량으로 돌고 있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월터리드 군병원 앞을 차량으로 돌고 있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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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생중계 화면에 따르면 검은 SUV 뒷좌석에 탑승한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 앞 도로에 나와 있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사진 촬영용 홍보 행사인 ‘포토 옵(Photo Op)’이었다. SUV 안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이 탑승했다. 이들은 의료진이 코로나 환자를 치료할 때 쓰는 N95 마스크를 쓰고, 보호 안경과 보호 가운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이고, 자동차처럼 좁고 공기 순환이 안 되는 닫힌 공간에 확진자와 함께 있는 것은 장비를 갖췄더라도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터리드 군병원 의사인 제임스 필립스는 뉴욕타임스(NYT)에 “동승자들은 감염될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 정치적 쇼를 위해 트럼프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위태롭게 한 것”이라며 “이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녀간 뒤 병원 앞 지지자들은 한층 더 고무됐다. 병원 밖에서 기자와 만난 매슈 커티스는 "이번 일로 더 많은 사람이 트럼프 티셔츠를 사 입고, 차를 타고 다니며 자기 목소리를 더 크게 내게 된 것 같다. 결집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새벽 6시쯤부터 7시까지 1시간 동안 16건의 짧은 트윗을 게재했다. 주로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며 “투표하라”고 독려하는 내용이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 투표!” “법과 질서. 투표!” “종교적 자유. 투표!” “가장 큰 규모의 세금 삭감. 투표!” “퇴직 연금. 투표” “낙태 반대. 투표”  등 지지층을 집결하는 내용의 선거 캠페인을 나열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워싱턴=박현영·김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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