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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파 병원 간 20대 여성 깜짝…뇌 속엔 기생충 가득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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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서 기생충이 발견된 호주의 25세 여성 A씨의 MRI 사진. [트위터 캡처]

뇌에서 기생충이 발견된 호주의 25세 여성 A씨의 MRI 사진. [트위터 캡처]

끔찍한 두통에 시달리다 병원에 간 20대 호주 여성의 뇌에서 커다란 기생충들이 발견됐다.

4일(현지시간) CNN은 잦은 두통과 시력 이상 등을 호소한 20대 호주 여성이 최근 병원 검사에서 뇌에서 기생충이 자라는 ‘신경낭미충증’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지난달 21일 미 열대의학·위생학회(ASTMH) 학술지에 발표된 사례를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호주에 살던 여성 A씨(25)는 지난 7년간 한 달에 2∼3번꼴로 두통을 호소해왔다.

A씨는 최근 두통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고 시력 이상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본 의사들은 A씨의 두통 원인이 뇌에 생긴 종양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술 결과 종양으로 보였던 것은 촌충의 유충(애벌레)으로 가득 찬 낭종이었다. A씨는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따르면 신경낭미충증은 익지 않은 돼지고기 또는 기생충이 있는 인간의 배설물과 닿은 계란을 섭취할 경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인간 체내에 침투한 기생충은 뇌뿐만 아니라 근육 조직, 피부, 안구 등에서도 자랄 수 있으며 성인 뇌전증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바리스타로 일했던 A씨는 촌충 유충에 감염될 위험이 없거나 감염 위험이 매우 낮은 것으로 간주됐다. 연구진은 A씨의 감염원을 확실히 단정할 수 없다면서 운송 과정에서 기생충에 노출된 계란을 먹었다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A씨는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한 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질병은 발원지인 아프리카나 남미, 아시아 등을 다녀온 사람에게서 나타난 바 있다. 연구는 A씨가 호주에서 신경낭미충증이 자연 발생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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