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보금자리] 결핵환자들에 '20년 사랑'

중앙일보

입력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약값 마련조차 꿈도 못꿨을 텐데…."

지난 18일 6백여명의 극빈층 결핵환자들이 힘겨운 삶을 의탁하는 서울 은평구 구산동 시립 서대문병원 뒤편의 '결핵 환자촌'.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온종일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사는 중증 결핵환자 나수남(45) 씨는 자신을 찾은 '반가운 손님'들의 손을 부여잡고 이렇게 말했다.

결핵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사회복지법인 '사랑의 보금자리'의 이정재(李正宰.65) 이사장과 이 단체 회원들이 이날의 손님들이었다.

나씨는 결핵에다 심장판막증.당뇨 등의 합병증까지 겹쳐 등이 굽고 기침이 계속 나와 잠도 앉아서 자야 할 정도로 위태로운 상태다. 다행히 나씨는 이 단체로부터 매월 20만원의 약값과 생계비를 지원받은 덕에 겨우 겨울을 넘기고 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이 단체는 1백여명의 회원이 매달 1만~2만원씩 내는 후원금과, 법인 기금 등으로 3백여명의 결핵환자들에게 생활비와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의 봉사활동은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도 결핵으로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李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한두 명의 환자를 도운 것이 시초였다. 그의 활동이 자발적인 모임으로 발전한 것이다.

李이사장은 "온 힘을 다해 결핵환자들을 돕고 있지만 현재 회원들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매월 10만원 정도의 돈이면 죽어가는 결핵환자 한명을 살릴 수 있다"며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전화=02-385-2025▶계좌=국민은행 024-01-0590-313(예금주:사회복지법인 사랑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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