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술자리 후 건강 지키기]

중앙일보

입력

송년회를 비롯한 모임이 잦은 연말이다.

모임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고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본인의 주량과 관계없이 과음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한번 마셨다 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사람의 음주 습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자리가 잦은 연말을 넘겼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 회사원 최 모(37)씨는 술 마신 다음날 심한 두통과 속쓰림으로 병원을 찾았다.

최씨는 술로 인해 췌장염 진단을 받았고 곧바로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보사연구원이 조사한 국민건강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이 술 마시는 날은 남자 11일, 여자 4일 등 한 달 평균 8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만취하는 횟수는 주 1회 이상이 5%, 1개월에 1-3회가 11%, 3개월에 1-3회가13%로 나타났고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100% 순 알코올을 기준으로 연간 10.4ℓ를 기록, 소주로 환산할 경우 1인당 1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은 우리 신체의 구강, 식도, 간장, 췌장등 소화기관에 강한 자극을 줌으로써 탈수 내지는 염증을 일으키고 세포 조직의 복구 기능을 떨어뜨리며 뇌세포 파괴를 촉진 시켜 학업 능력, 기억력, 사고 능력을 저하 시킨다.

또 호르몬 분비와 약물 대사 장애, 비만한 사람의 질병 발생률을 증가 시킨다.

선병원 소화기내과 이문숙(李文淑.35) 과장은 "지나친 음주는 소화기계 각종 질환을 일으켜 위점막의 급성 출혈과 염증을 유발하며 역류성 식도염의 악화와 급성출혈성 위염, 궤양으로부터의 출혈, 간질환을 유발한다" 고 충고했다.

우리가 마시는 술은 구강, 식도를 통해 위장에 도달하는데 일부는 위에서 흡수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소장 및 대장에서 흡수된다.

이 과장은 "역류성 식도염의 악화와 급성 출혈성 위염, 궤양으로부터의 출혈을발생 시킬 수 있으므로 명치 부분이나 오른쪽 늑골 아래에 통증이 반복되거나 압박감 및 팽만감이 느껴지거나 가슴 쓰림이 있을 경우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알코올은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 경변 등 각종 간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진 환자에게는 간 기능을 악화시키는 위험 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환자에게는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식욕 부진, 구역과 구토, 체중 감소, 복부 불쾌감,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고열이 날 수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 간기능 검사와 함께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 간의 손상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복통이 지속적이며 명치 및 배꼽 주위에 나타나면서 등이나 흉부, 옆구리, 하복부로 통증이 전파되면서 상체를 구부리거나 무릎을 굽히기 어려울 경우 췌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하고 전문의와 상의해 복부컴퓨터 촬영이나 추가적인 검사로 건강을 지킬 것이 요구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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