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건강] 성관계 때 윤활액 적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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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시 윤활액이 잘 나오지 않아 성 생활이 원만하지 않다는 주부들을 많이 만난다.

성 생활을 돕는 질(膣)윤활액은 자궁 입구 질 옆 양쪽에 위치한 바톨린 관에서 나온다. 이런 위치상의 취약점 때문에 바톨린 관은 성관계 시 임균과 같은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외음부 입구쪽이 약간 부어오르고, 염증이 반복되면서 관이 막혀 윤활액이 나오지 못한다.

문제는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윤활액이 고일 경우 조그만 낭종(囊腫)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바톨린 낭종이라고 한다.

이 낭종은 단순히 물만 고여 있으면 말랑말랑하고, 가끔 뜨끔뜨끔 하지만 대부분 무시할 정도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친다.

보통 크기는 2~3㎝ 정도로 오른쪽이나 왼쪽 등 한쪽에 주로 발생하고, 재발을 잘해 한 쪽을 수술하고 나면 반대쪽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세균에 감염돼 맑은 분비물이 고름으로 변하게 되면 열이 나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치료를 늦추다가는 고름 덩어리가 외음부 위쪽 사타구니까지 번져 올라간다.

증상이 없을 때는 질 내부 쪽으로 외부에 상처가 나지않게 간단히 제거할 수 있으나 바톨린 농양을 형성한 경우에는 고름을 제거하는 수술은 물론 많은 양의 항생제를 써야만 치료된다.

박금자 산부인과 원장 (parkobgy@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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