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 –2.3%…70조 부었지만 연내 반등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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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연내 경기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4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2.3%로,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5.1%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16일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로 낮춰 잡은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은 수치다.

하반기, 상반기보다 크게 부진

한경연은 한국 경제가 연내에 경기 반등을 이뤄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봤다. 상반기 성장률이 이미 –0.7%로 역성장했지만, 하반기는 이보다 훨씬 낮은 –3.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70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한국을 둘러싼 경제여건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 재확산 지속 ▶자영업자 폐업속출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대량실업 발생 가능성을 경기 역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대외적으로는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극심한 실적 부진 ▶반도체 단가 상승 폭 제한 ▶글로벌 공급망 약화 등이 글로벌 경기 위축을 부추길 것으로 봤다.

유일한 돌파구, 수출마저 –6.9%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4.1% 성장하며 상당 기간 심각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부양 노력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반등했던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멈췄다. 또 기업 실적 부진으로 명목 임금상승률이 하락했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소비 활동이 줄고 전염병 재확산 불안감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신용대출까지 급증하며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전·월세 폭등에 따른 집세 인상, 실업률 증가 등 구조적 원인이 부각되며 민간소비 하락을 가속하고 있다.

경제위기 때마다 경기 반등의 효자 역할을 했던 수출도 주요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연내에 세계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미·중 무역갈등 양상 역시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6.9%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의 적자도 지속해 지난해보다 90억 달러 줄어든 510억 달러(약 60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우리 경제의 취약한 부문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경제시스템 전반이 예기치 못한 대내외 충격에 일시에 붕괴할 수 있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며 “동시에 코로나 이후 도래할 경제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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