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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세계바둑오픈' - 이세돌, 강적 물리치고 16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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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제8회 세계바둑오픈 32강전
[제8보(108~130)]
白 李世乭 9단 | 黑 孔杰 7단

어느덧 바둑대회의 명소가 된 유성의 삼성화재 연수원은 대회 기간 내내 북적인다.'소소회'의 젊은 기사들이 50명 정도 대거 내려온 데다 TV.인터넷 등 중계팀과 진행요원등 1백명 이상이 상주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온통 초록으로 둘러싸인 연수원은 빗속에서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TV에서 인기 진행자로 떠오른 한해원2단과 양재호9단이 바둑이 거의 끝나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李9단이 우상을 두다 말고 108부터 112까지 좌변을 넘어가 버렸다. 이 대목이 다시 감탄을 자아냈다. 형세가 유리하면 몸조심하고 싶다. 따라서 백은 우상을 살아두는 게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부자 몸조심을 하다가는 미세해질 수 있다.

113. 쿵제7단은 화를 내는 대신 묵묵히 한점을 따낸다. 바둑이 불리한데 왜 전체를 공격하지 않는 것일까.

'참고도'흑1로 공격하면 백2의 패가 있다. 흑은 이 패를 이기기도 힘겹지만 설령 이긴다 하더라도 백이 A로 두어 그쪽을 버리고 우하의 B를 차지하면 득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마지막 기회인데 변화를 일으켜보지 않고 113으로 참은 것은 놀랍다. 이날 쿵제는 중국의 신인왕답지 않게 어딘지 기백이 부족했고 그런 맥락에서 113이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판은 184수에서 흑이 돌을 던졌다. 이후는 총보로 미룬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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