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정부 대책으로 부동산값 상승세가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부동산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김 장관은 “8.4 부동산 대책 뒤에 시장 흐름에 약간의 변화들이 보인다”며 “부동산 상승세가 서울의 경우 한국감정원 통계로 0.01%가 된 게 4~5주 정도 되고, 특히 강남 4구 같은 경우 상승세가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보수 정권에 계승됐다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됐을 거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이명박ㆍ박근혜 집권기는) 종합부동산세가 많이 형해화((形骸化ㆍ내용 없이 뼈대만 남는다는 뜻) 되는 기간이었다”며 “종부세가 유지됐다고 하면 다주택보유라든가, (투기) 욕구가 많이 제어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7월 22일 대정부질문에서 한국감정원 통계를 인용,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말했다가 “국토부 장관이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소리를 한다”는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이날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부동산 정책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선의의 피해자”라고 했다. 정 총리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등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지금은 생길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일단 불을 다 끄는 것이 선의의 피해자에게도 유리한 때가 온다”고 했다. LTV 규제 완화에 대해선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는 시그널(신호)을 줘선 절대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총리는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시기에 대해선 “여야 합의대로 22일에 추경안이 통과되면 상당 부분이 추석 전에 집행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추석 전에 지급될 수 있도록 현금이면 현금, 다른 것들도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세균 “秋 자녀 문제, 최저임금, 인국공사태 민망”
이날 정 총리는 세 차례나 “민망하다”고 했다. 정 총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10일) 민망하다고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국무위원의 자녀 문제 때문에 국정에 방해를 받고 있다고 할까, 업무수행에 차질이 있기 때문에 민망하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방송 인터뷰에서 추 장관 아들 문제에 대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있어 참 민망하다”고 했다.
이후 최저임금 1만원 도달 실패,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 등을 놓고 정 총리의 “민망하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임이자 의원 “최저임금 1만원, 임기 내에 못 지키는 거죠”
▶정세균 총리 “네 사실상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임이자 “매우 민망스럽죠”
▶정세균 “물론 이유는 있지만, 결과에 책임져야 하니 민망합니다”
▶임이자 “인국공 사태도 민망하지 않습니까?”
▶정세균 “그렇습니다. 너무 민망한 것을 많이 끄집어내지는 마십시오. 허허”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형 뉴딜펀드’가 선거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0.0001%도 없다”고 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 때 반짝 수익을 올리고 손실은 국민 세금으로 메우는 것 아니냐”고 묻자 “불법적인 요인이 있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물러나서라도 책임을 지겠다”고 반박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