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검사 9시간, 정진웅 5시간…채널 A재판 챙기러 서울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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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건을 수사했던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모습. [연합뉴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건을 수사했던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모습. [연합뉴스]

이동재 전 채널 A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수사했던 정진웅(52) 광주지검 차장 검사가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이 전 기자의 2차 공판에 참석한다. 차장 검사가 직접 공소유지까지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재판에선 향후 증인신문 채택 일정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 승진 뒤에도 재판 참석

차장 승진 뒤에도 재판오는 정진웅 

정 차장검사는 지난 8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차장검사 승진을 했다. 이후 호남의 거점 검찰청인 광주지검으로 발령이 났다. 이날 재판을 위해 서울 출장을 오는 것이다.

광주에선 KTX를 타더라도 서울중앙지법까지 왕복 5시간은 걸린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재판의 경우 수사팀이 직접 공소유지까지 맡는다는 계획"이라 말했다. 공소 유지에 대한 정 차장검사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재 전 채널A기자가 지난7월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던 모습. [연합뉴스]

이동재 전 채널A기자가 지난7월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던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월 인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이었던 정 차장은 한동훈(47)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감찰 대상에 올랐지만 승진했다. 검찰 내부에선 "감찰 대상자의 차장 승진은 처음 본다"는 반응이 나왔었다.

당시 정 차장검사를 감찰했던 서울고검의 정진기 감찰부장은 대전고검으로 좌천된 뒤 사표를 냈다. 정 차장검사를 감찰하던 검사 6명 중 5명도 지방으로 흩어졌다. 이후 정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통영 발령난 조국일가 검사와 비교하기도 

재판 참석을 위한 정 차장검사의 '서울 출장'을 두고 검찰 내부에선 조국일가 재판의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강백신(47) 통영지청 부장검사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는 반응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에 근무했던 강 부장검사는 지난 8월 인사에서 KTX가 없는 통영지청으로 발령이 났다. 조 전 장관 일가의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과는 버스로 왕복 9시간 거리다. 하지만 강 부장검사는 매주 열리는 조국 일가 재판을 위해 서울 출장을 온다. 재판을 마친 뒤 통영으로 돌아가 주말에 남은 업무를 본다. 이 전 기자의 재판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열린다. 정 차장 검사의 여건이 강 부장검사보단 나은 편이다.

지난 7월 한동훈 검사장 압수수색 당시 한 검사장과 육탄전을 벌였던 정진웅 차장검사(당시 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서울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모습. [사진 서울중앙지검]

지난 7월 한동훈 검사장 압수수색 당시 한 검사장과 육탄전을 벌였던 정진웅 차장검사(당시 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서울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모습. [사진 서울중앙지검]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두 검사가 현 정권에 있어 서로 다른 의미로 중요한 재판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차장이 폭행한 혐의를 받는 한동훈 검사장은 지난해 조국 일가 수사를 총괄한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다. 이 전 기자를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유착 의혹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인 상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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