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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도도 항체율 0.07%…정은경 "1만명으로 표본 늘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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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일반 국민 1440명 중 서울지역 주민 1명(0.07%)에게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가 확인된 것과 관련해 방역당국이 “표본이 작아 코로나19 무증상 감염률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차 항체가 조사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당국은 이달 중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를 또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14일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2차 항체가 조사 결과와 관련 “1500명 정도(정확하게는 1440명) 검사를 했기 때문에 실제 잠복감염 또는 무증상 감염자를 찾기에는 검사의 숫자가 적다. 일반화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무증상 감염률 확인하기에 한계" #1만여명 지역 대표 항체 검사 추진

방대본은 이날 지난 6~8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수집된 13개 시·도의 일반 국민 1440명의 혈청을 모아 코로나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1명만 양성(0.07%)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항체 보유율이 1%가 안 된다는 건 사실상 숨은 감염자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7월 국민건강영양조사 혈청 1555명과 서울 서남권 5개구 병원을 찾은 환자 혈청 1500명 등 총 3055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 결과에서도 1명(0.03%)만 확인됐다. 이번 2차 조사에선 2~3월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대규모 유행이 있었던 대구 지역 145명 검체도 포함돼 결과에 관심이 쏠렸지만 1차 조사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당국은 이와 관련, 혈청 수집 시기가 6~8월로, 수도권 유행이 본격화하기 전이었고 표본 자체도 작아 코로나 항체 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2차 조사 결과는 검체의 수집시기가 8월 14일 이전이므로 8월 중순 이후에 현재의 유행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직원이 혈청 검체를 분리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직원이 혈청 검체를 분리하고 있다. 중앙포토

해외 사례와 비교해 항체 보유율이 낮은 것도 “6~8월 초까지의 국내 확진자가 적었던 것의 영향”이라며 “나라마다 검사방법이 다른데 ‘래피드키트’라는 신속검사법으로 할 경우 양성률이 조금 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항체 보유율이 14.9%로 높게 나온 미국 뉴욕주가 대표적으로 래피드키트를 이용해 검사한 경우다. 전 지역서 5%로 조사된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이번 조사로 확인된 항체 보유율(0.07%)과 6~8월 조사 당시 유병률(0.02%)을 고려할 때, 숨은 확진자를 포함한 실제 코로나 환자가 3.5배로 추정 가능할지 묻는 질의도 나왔다. 유병률 0.02%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 5000만 명 중 6~8월 당시 누적 확진자 1만 명선으로 대략 계산한 수치다.
하지만 정 본부장은 역시 적은 표본 수 등을 이유로 “그렇게 확대해석 하기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1, 2차 조사 한계에 따라 8월 중순 이후 대규모 유행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항체 조사를 조만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8월 14일 이후의 검체를 두 달 정도 모아 3차 조사와 분석을 진행할 것”이라며 “검체 숫자가 크지 않아 한계는 있겠지만 그래도 코로나 양성률 추이를 볼 수 있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한 조사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항체가 양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9월 말 또는 10월 초 정도에 검체를 확보하는 게 항체 양성률을 조사하는 데 좋은 시기가 아닌가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전문가 논의를 거치겠다고 했다.

방대본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외에 군 입영 장정 1만명에 대해서도 항체 양성률을 조사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조사 대상이 20대 초반의 남자로 한정되지만, 이를 감안하고 어느 정도의 무증상 감염률을 보는 것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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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민간에 용역을 의뢰해 지역의 대표 표본 1만 명을 선정해 추가 조사도 한다. 정 본부장은 “지역 대표집단 1만 명에 대한 항체가 조사도 계획 중”이라며 “대표성 있고 또 유행을 반영할 수 있는 검체로 채취시기 등을 고려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경태 질병관리본부 백신연구과장은 “전국의 지역을 고루 나눠서 검체를 모을지, 수도권 중심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논의를 거쳐 이달 중 검체 확보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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