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6㎏ 살포땐 워싱턴 인구 전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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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무기(Bio-chemical Weapons)는 제조.운반이 간단해 현대전에서 '빈자(貧者)의 핵무기'로 불린다.

화학전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08년 스파르타군이 프런티어 포위작전에서 아테네를 공격하기 위해 송진에 유황을 묻혀 태울 때 생기는 유독가스를 사용한 것이 화학전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생물전은 1346년 유럽에서 타타르 성주가 카파라성을 공격할 때 역질에 걸려 사망한 시체를 성안으로 던져 넣은 것이 최초 기록이다.

행동범위와 식수가 제한된 성 안에는 곧바로 역질이 퍼졌고 성은 함락됐다. 후에 페스트로 밝혀진 이 역질은 이후 유럽 전역으로 퍼져 4년 동안 2천5백만명이 사망했다.

화학무기는 들이마시면 코.목.폐를 손상시키는 질식작용제, 자율신경과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사망케 하는 신경작용제,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액작용제, 피부에 닿거나 마시면 온몸에 수포를 생기게 하는 수포작용제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서 말라티온이나 파라티온 등 살충제와 유사한 신경작용제가 가장 강력하다. 1995년 일본 도쿄(東京) 지하철에서 옴진리교에 의해 살포돼 10여명이 사망한 사린가스가 신경작용제의 한 종류다.

생물무기는 화학무기보다 독성이 수백배 이상 강해 훨씬 치명적이다. 탄저균 10g은 사린가스 1t과 맞먹는다. 군 당국의 계산에 따르면 탄저균 6㎏을 살포하면 미국 워싱턴시 인구(60만명) 전부를 사망케 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생물무기는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화학무기와 달리 수시간~수일이 지나야 알 수 있어 탐지가 쉽지 않은 데다 2차, 3차 감염이 빠르게 확산돼 대비가 매우 어렵다.

미국은 생물무기의 이런 특성 때문에 최근 주한미군 등 해외배치 미군에 새로운 탐지장치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려진 생물무기는 탄저균.폐페스트 등 박테리아류, 유행성 발진티프스 등 리케차류, 뇌염.황열병 등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 등 30여종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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