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탄저균 공포 확산…빈 라덴 의혹제기

중앙일보

입력

미 플로리다에 이어 뉴욕에서 탄저균 감염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9.11 연쇄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배후 의혹이 제기돼 탄저병 공포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천명하며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딕 체니 부통령은 탄저균 감염사건의 배후가 오사마 빈 라덴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 직원의 탄저균 감염사실이 확인된 직후 백악관에서대(對) 국민연설을 갖고 "미국이 여전히 위험속에 있지만 정부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일은 국가를 걱정스럽게 하는 것이지만, 국민 모두는 정부가 시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전력하고 있고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NBC 방송 여직원이 탄저균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진지 얼마 되지 않아 뉴욕타임스 본사의 한 기자에게도 가루물질이 보내진 사실이 확인돼 이 신문사의 뉴스편집실이 수시간동안 소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체니 부통령은 이번에 미국에서 확인된 탄저균 감염 사례들이 빈 라덴의 알-카에다 테러조직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그 배후로 빈 라덴을 의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체니 부통령은 PBS TV와의 회견에서 "빈 라덴이 대량살상무기와 생물학 및 화학무기를 억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음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이 이런 물질들을 사용하는 법을 훈련시키기 위해 사용한 압수된 교본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아직 수사가 완결되지 않았고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하며 빈 라덴의 배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 은 현재로선 이번 탄저병과 테러범들간에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었다. (워싱턴.뉴욕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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