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위원장 ‘무뎌졌다’ 지적에 “오히려 예리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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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공정위의 기업 제재가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에 대해 “물러진 게 아니라 오히려 예리하게 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8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준(準)사법적 1심 역할을 하는 공정위의 위법성 인정 기준은 사법부 수준만큼 높다”고 강조했다. 최근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한화와 미래에셋에 각각 무혐의, 미고발 결정을 내리며 ‘제재가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 위원장은 “실질적 증거와 법리 적용이 충분하지 않아 무혐의 처리하거나 검찰 고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뒷광고 논란 시발점 “경종 울렸다”

 이날 조 위원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돌이킨 뒤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밝혔다. 공정위가 이번 달부터 제재를 본격화한 유튜브·인스타그램 ‘뒷광고’와 관련해선 “새로운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고 자평했다. 조 위원장은 “일부 인플루언서의 우려가 있지만 결국은 업계의 자율 준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앱 마켓 수수료 인상 문제 “엄정 대응”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1년 전 취임 당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독과점 제재를 특히 강조했던 조 위원장은 이날도 최근 논란이 된 구글 등의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수수료 인상 문제에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앱 마켓 시장 안에서의 경쟁 부족해 생긴 문제”라며 “앱 마켓에서의 수수료 체계 변경이 시장 경쟁 상황과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反) 경쟁적 행위는 용납하지 않고 엄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 밖에도 자사 앱 마켓에 앱을 독점 출시하게 하는 방식으로 다른 마켓을 배제하는 행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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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 기업결합, 연내 마무리”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공정위 심사대에 올라 있는 배달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의 기업결합 심사는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조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신속하게 심사하고, 배달앱과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시장 영향이 큰 사건은 면밀히 심사해 연내에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공정위는 정원사”라며 “정원사는 시장의 연약한 꽃인 경쟁 체제를 보호해야 한다. 경쟁을 보호하면 시장 진입이 촉진되고 혁신이 이뤄진다. 결국 참여자에겐 혜택, 소비자에게 권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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