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온라인 진행된 IFA2020...유럽공략 나선 중국업체만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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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0이 열리는 메세 베를린홀. 로이터=연합뉴스

IFA 2020이 열리는 메세 베를린홀.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2020‘이 3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위주 전시가 이뤄지면서 굵직한 업체들은 불참했다. 신제품이나 신기술 공개도 거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주요업체의 빈자리는 TCL과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메웠다. IFA를 유럽공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TCL, “롤러블폰 우리도 만든다”

중국 정보통신기술업체인 TCL은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롤러블폰 등 모바일 분야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놓았다.  TCL은 지난해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바 있다. 에릭 베톤 TCL 모바일 유럽 마케팅디렉터는 “지난해 6종의 신제품을 TCL 브랜드로 출시했다”면서 “올해부터는 스마트폰은 물론 다른 모바일 기기도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TCL이 공개한 롤러블폰의 이미지. 사진 TCL

TCL이 공개한 롤러블폰의 이미지. 사진 TCL

이날 가장 주목을 끈 것은 TCL이 깜짝공개한 롤러블폰이다. 당장 출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시제품 테스트 단계라는 점을 강조하긴 했지만,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개된 롤러블폰은 오른쪽을 잡아당기면 내부에 말려있던 화면이 풀리면서 확장되는 방식이다. LG전자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롤러블폰과 비슷하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TCL은 상반기에도 롤러블폰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홍보해왔다”면서 “롤러블 디스플레이에 강점을 갖고 있는 LG와 비교할 때 실제로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췄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제재에 유럽 구애나선 화웨이  

중국의 화웨이는 IFA에서 적극적인 유럽 구애 작전에 나섰다. 유럽은 앞으로 10년간 가장 중요한 시장이며, 오프라인 매장 50개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다.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월터 지 화웨이 유럽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사장은 “화웨이는 서유럽 11개국 8500명의 직원을 포함해 유럽 전체적으로 총 1만4000명 이상을 고용했다”며 “지난해 유럽에서 22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유럽 시장에서 고용창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유럽 전역에 8개의 플래그십 스토어, 42개의 체험형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도 했다.

화웨이의 이런 구애작전은 미국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유럽시장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그동안 IFA에서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인 기린칩 신제품과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기린칩과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가 없다. 기린칩을 생산해오던 대만의 TSMC가 미국 제재로 제조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는 IFA를 통해 '유럽에 도움이 되는 회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화웨이 전체 매출의 4분의 1 가량이 유럽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세션 온라인 진행, 흥행 저조한 IFA

이번 IFA2020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치러지는 가장 큰 규모의 전시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먹을 것 없는 잔치가 됐다’는 것이 외신과 업계의 평가다. 통상적으로 IFA는 세계 80여개국에서 수십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행사지만 올해는 주최 측이 오프라인 전시ㆍ행사 참석자를 5000명으로 제한하면서 규모가 확 줄었다. 로이터통신은 “주요 세션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진행될 뿐 아니라 볼 수 있는 제품이 부족하다”면서 “IFA에 직접 참석해야 할 메리트가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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