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맘모스 200마리 뼈 무덤 발견···멸종 밝힌 단서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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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한 건설 현장에서 멸종된 맘모스(mammoth)의 뼈가 무더기로 발굴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발견된 ‘맘모스 무덤’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산타루시아 공군기지 신공항 건설현장에서 지난 5월부터 동물 뼈가 수시로 발견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굴된 뼈만 8000개에 이른다.

고생물학자들이 멕시코의 신공항 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맘모스 뼈의 보존 작업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고생물학자들이 멕시코의 신공항 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맘모스 뼈의 보존 작업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발굴 현장 책임자인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의 고고학자 루벤 만사니야 로페스는 “발굴된 뼈 가운데 맘모스 뼈만 200마리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 외 말·낙타·들소의 뼈도 나왔다.

지금까지 동물 뼈가 나온 장소는 공사현장 전체 면적의 1% 수준이다. 고고학자들은 남은 공사 현장에서도 동물 뼈가 대량으로 발굴될 것으로 보고 굴착 작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학계는 이번에 발굴된 동물 뼈 무덤이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맘모스 뼈가 가장 많이 발굴된 곳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핫스프링스였다. 이 밖에도 시베리아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맘모스 뼈가 무더기로 발견된 바 있다.

멕시코 신공항 건설 현장에서 발굴된 맘모스 뼈. [EPA=연합뉴스]

멕시코 신공항 건설 현장에서 발굴된 맘모스 뼈. [EPA=연합뉴스]

당초 학자들은 맘모스들이 자연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발굴 현장이 과거 얕은 호수였다는 점에 근거해 맘모스들이 호수 진흙에 갇혔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공사 현장 인근에서 사냥 덫으로 보이는 구덩이와 동물 뼈로 만든 도구로 추정되는 것들이 발견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학자들은 인간들이 의도적으로 죽인 뒤 살을 베어내고 뼈만 추려 버렸다는 가설을 세우고 뼈 성분 분석에 들어갔다. 기원전 인간이 맘모스 뼈를 도구로 사용했는지, 뼈에 도구가 스친 흔적이 있는지 등을 찾고 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의 고고학자 루벤 만사니아 로페스가 산타루시아 신공항 건설 현장에서 발굴된 맘모스 뼈를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의 고고학자 루벤 만사니아 로페스가 산타루시아 신공항 건설 현장에서 발굴된 맘모스 뼈를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맘모스는 기원전 4000~1600년 전 무렵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멸종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의문이 남았다.

주요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와 인간의 사냥이 꼽힌다. 학자들은 이번에 대량 발굴된 뼈가 맘모스 멸종 원인을 파헤칠 주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생물학자 호아킨 아로요카브랄레스는“산타루시아 공군기지 공사 현장이 맘모스의 멸종 원인 연구 가설을 증명할 중요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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