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단계 연장이냐, 완화냐...현 상황선 '연장'쪽 무게 실린듯

중앙일보

입력

2일 서울시내의 한 음식점에 포장할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2일 서울시내의 한 음식점에 포장할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4일 오전 11시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수도권에 적용된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 상황에서는 연장 쪽에 무게가 더 실리는 분위기라고 한다. 하지만 4일 오전 8시30분부터 열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자영업자 등의 여론을 반영, 일부 완화로 결론 날 수도 있다.

2.5단계 효과 기대 못미쳐 

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거리두기 2.5단계의 효과가 기대에는 못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2.5단계 시행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수도권 신규환자는 183명이었다. 이후 이달 1일 175명, 2일 187명, 3일 148명 등 여전히 세자릿수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8·15 서울 도심 집회 발(發) 집단감염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며 “전국적으로도 여러 곳에서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안정세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3일 충남 청양군 비봉면의 한 김치공장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 방역당국과 충남도가 초비상에 걸렸다. 이날 오후 청양군 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3일 충남 청양군 비봉면의 한 김치공장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 방역당국과 충남도가 초비상에 걸렸다. 이날 오후 청양군 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교회, 집회 발 환자 계속 이어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환자는 22명 추가돼 누적 환자는 1139명으로 집계됐다. ‘n차’ 전파가 이뤄진 사례만 27곳(환자 191명)이다. 또 8·15 서울 도심 집회에서도 21명의 신규환자가 나왔다. 지금까지 이 집회 관련 누적 환자는 462명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4일 중대본 회의에서는 2.5단계 연장 여부가 다뤄진다. 현재로써는 연장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달 말 한가위 연휴를 앞두고 어떻게든 ‘확실히’ 상황을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국민의 일상이나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겨울 코로나19의 2차 유행 가능성을 제기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차 재난지원금과도 연관 

현재 논의 중인 2차 재난지원금과도 관련 있다. 자칫 2.5단계를 섣불리 완화했다가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경기부양책인 재난지원금의 효과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장 쪽으로 결론 나면 재적용 기간은 경제 상황을 고려, 1주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4일 중대본 회의 때 일부 완화조치도 이뤄질 수 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30일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의 한 식당이 밤 9시가 넘자 테이블에 손님을 받을 수 없어 한산하다. 김상선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30일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의 한 식당이 밤 9시가 넘자 테이블에 손님을 받을 수 없어 한산하다. 김상선 기자

음식점 '9시 규제'는 당분간 지속될 듯 

‘9시 규제’가 완화될지 관심이다. 현재 일반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식당 안에서 음식물 섭취가 일절 금지돼 있다. 배달·포장만 허용된다. 하지만 이 집한제한 시간을 늘려주는 방안은 안건으로는 현재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PC방을 고위험군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마찬가지다. 논의 테이블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PC방 업주들은 고위험군 해제를 지자체 등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10대 청소년 감염을 우려해 “어렵다”는 입장이다. PC방 영업을 허용하면, 등교수업을 제한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매장 안에서는 음료를 마실 수 없다. 중앙포토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매장 안에서는 음료를 마실 수 없다. 중앙포토

제과점에서 커피 못 마시나? 

4일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는 2.5단계 방역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제과점 사례가 대표적이다. 방역당국은 현재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모든 영업시간 동안 테이크아웃·배달만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제과점은 다르다. 사실상 카페처럼 영업하지만, 오후 9시 전까지 매장 안에서 얼마든지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당초 2.5단계 방역수칙을 설계할 때 제과점의 경우도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실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확 바뀌었다. 이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서는 매장 안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지만, 제과점인 파리바게뜨(카페)에서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편의점도 비슷하다. 2.5단계 시행 초기 휴게음식점으로 신고된 편의점은 오후 9시 이후 취식이 불가능하지만, 자유업 매장의 편의점은 이 방역수칙을 적용받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방역에 혼동을 주는 부분을 다시 한번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중대본 논의결과는 오전 11시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2.5단계 종료 이틀 전이다. 정부 관계자는 “(4일 오전) 여러 논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 상황에서 완화는 어려울 걸로 생각된다. 좀 보수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중대본 회의과정에서 논의 끝에 완화로 결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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