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합론 띄우는 안철수, 국민의힘 행사 강연자로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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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장제원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15일 특별 강연자로 나선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올초 정계 복귀 이후 처음이다.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혁신포럼은 장제원 의원이 대표의원인 국회 내 모임이다. 국민의힘과 무소속 의원 30여명이 가입돼 있다. 21대 국회 개원 직후 열린 6월 특별강연 때는 원희룡 제주지사를 초청했고, 7월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강연에 나섰다.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 후보군인 두 사람이 차례로 참석해 정치적 비전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겠다는 분들께 작은 운동장을 마련해드리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포럼으로 만들려 한다”고 했다. 보수 진영 대선 주자들이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일종의 사전 검증 무대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야권에선 안 대표의 참석을 두고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내포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당 의원들 간의 물밑 접촉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안 대표가 직접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자연스레 스킨쉽에 나서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정치활동을 재개한 뒤 국민의힘에서 그동안 각종 행사에 참석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이 있었지만, 안 대표는 거절해 왔다. 상황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지면, 안 대표는 이날 포럼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오찬도 할 계획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의 강연 주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 방안’이다. 강연 후 참석 의원들과 질의응답도 진행할 예정이다. 안 대표가 제시하는 방안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경우 향후 양당 간 연대ㆍ통합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의원들 입장에선 당연히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지, 믿고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리더 감인지 가늠해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변수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와의 연대 등에 대한 질문이 거듭되자 “왜 안철수 씨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는 언제나 같이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고 이제 선택은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 선택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다른 구상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당이 따로 후보를 내 야권이 분산되는 것을 과연 누가 원하겠는가”이라며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양당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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