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에이즈 감염자 60만명, 매혈 등이 확산요인

중앙일보

입력

중국 정부는 23일 중국 내 에이즈 감염자는 모두 60만 명에 이르며 이들 중 상당수는 매혈에 의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것이라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인다쿠이(殷大奎) 중국 위생부 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국의 에이즈 감염자는 60여만 명이고 이중 6% 정도가 매혈과정에서 감염됐다"며 "매혈로 인한감염자는 3만-5만 명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중국 중부의 빈곤지역의 경우 매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번 발표는 중국 내에서 매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이 불안전한 성행위만큼이나 심각하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중국 내 에이즈 환자 대부분은 마약 사용자이며 이들이전체 에이즈 감염자의 71%를 차지한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매혈로 인한가난한 농부들의 에이즈 감염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중국의 혈액 공급업자들은 1990년 초부터 혈액에서 혈장을 채취한 뒤 나머지는다시 헌혈자에게 넣어주는 성분헌혈을 받아왔으나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중부 허난(河南)성에서만 100만 명이 에이즈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문제는 허난성 원러우 마을 주민 중 매혈을 한 수십 명이 지난 3년 사이에갑자기 숨지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는 이 지역 주민들을대상으로 에이즈 검사를 실시했다.

인 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마을 주민 1천645명을 검사한 결과 19.33%인 318명이 에이즈 감염자로 나타났으며 1995년 이전에 매혈을 한 568명 중에서는 244명(43%)이 에이즈 감염자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인 부부장은 "중국의 에이즈 감염자는 1997년 이후 매년 10만 명씩 증가하고 이다"며 "정부는 2010년까지 에이즈 감염자가 150만 명을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에이즈 전문가는 "원러우 마을의 에이즈 감염률은 놀라울 정도로 높은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매혈이 널리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에 하루빨리 이에 대한 폭넓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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