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일하고도 남자 1만원, 여자 7000원…임금격차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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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스탑 공동행동 구성원들이 지난 2월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4회 3시 STOP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3시 스탑 공동행동 구성원들이 지난 2월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4회 3시 STOP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 남녀 임금격차는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차이가 있었다. 여성 근로자의 임금이 남성의 3분의 2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3417원으로 남성 근로자 임금 2만3566원의 69.4% 수준으로 조사됐다. 시간당 임금은 월 임금총액을 월 근로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특히 비정규직보다 정규직 근로자의 남녀 임금차이가 두드러졌다. 여성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1만3417원으로 남성 비정규직 임금 1만7538원의 76.5% 수준에 달했다. 반면 여성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1만7565원으로 남성 정규직 임금 2만5127원의 69.9%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성 비정규직 임금이 10년 전보다 107.4% 상승하면서 정규직 임금(75.4%)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한편 근무시간이 많은 정규직의 경우 여전히 똑같이 일을 해도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남녀 임금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성의 임금 상승폭이 남성보다 컸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의 임금은 10년 전인 2009년 8856원보다 4561원(84.7%)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남성 근로자의 임금은 9063원(62.5%) 올랐다.

남성 임금 대비 여성 임금 수준을 나타내는 남녀의 시간당 임금성비도 2009년 61.1%에서 2012년 64.8%로 상승했다. 2015년 63.8%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여성의 고용률은 51.6%로 10년 전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남성 고용률 상승폭 0.5%포인트를 웃도는 수치다. 여성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은 77.9%로 10년 전에 비해 6.7%포인트 상승했다.

여성 취업자 중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비중은 2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사무직이 20.2%였으며 서비스직은 17.8%였다.

지난해 경력단절여성의 숫자도 169만9000명으로 2014년 대비 46만5000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의원과 장관 등 고위직 여성의 비중도 늘었다. 올해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 의원은 57명으로 20대 국회 51명보다 6명 늘어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앙행정기관 장관 18명 중 여성 장관은 6명으로 33.3% 비중을 차지했으며 4급 이상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16.2%로 10년 전보다 10.4%포인트 상승했다. 여성 공공기관장 비중은 19.8%로 10년 전에 비해 5.7%포인트 상승했다.

또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시간은 3시간7분이지만 남성은 3분의 1 수준인 54분으로 나타났다.5년 전인 2014년에 비해 여성은 0.06시간 줄고 남성은 0.13시간 늘어난 데 그쳤다. 남편 외벌이 가정에서는 여성의 가사시간이 5시간41분, 남성의 가사시간은 53분이었다. 남성은 맞벌이든 외벌이든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비슷했다. 아내 외벌이 가정에서도, 여성의 가사시간은 2시간36분, 남성의 가사시간은 1시간59분으로 여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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