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녀 임금격차는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차이가 있었다. 여성 근로자의 임금이 남성의 3분의 2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3417원으로 남성 근로자 임금 2만3566원의 69.4% 수준으로 조사됐다. 시간당 임금은 월 임금총액을 월 근로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특히 비정규직보다 정규직 근로자의 남녀 임금차이가 두드러졌다. 여성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1만3417원으로 남성 비정규직 임금 1만7538원의 76.5% 수준에 달했다. 반면 여성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1만7565원으로 남성 정규직 임금 2만5127원의 69.9%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성 비정규직 임금이 10년 전보다 107.4% 상승하면서 정규직 임금(75.4%)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한편 근무시간이 많은 정규직의 경우 여전히 똑같이 일을 해도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남녀 임금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성의 임금 상승폭이 남성보다 컸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의 임금은 10년 전인 2009년 8856원보다 4561원(84.7%)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남성 근로자의 임금은 9063원(62.5%) 올랐다.
남성 임금 대비 여성 임금 수준을 나타내는 남녀의 시간당 임금성비도 2009년 61.1%에서 2012년 64.8%로 상승했다. 2015년 63.8%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4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여성의 고용률은 51.6%로 10년 전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남성 고용률 상승폭 0.5%포인트를 웃도는 수치다. 여성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은 77.9%로 10년 전에 비해 6.7%포인트 상승했다.
여성 취업자 중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비중은 2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사무직이 20.2%였으며 서비스직은 17.8%였다.
지난해 경력단절여성의 숫자도 169만9000명으로 2014년 대비 46만5000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의원과 장관 등 고위직 여성의 비중도 늘었다. 올해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 의원은 57명으로 20대 국회 51명보다 6명 늘어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앙행정기관 장관 18명 중 여성 장관은 6명으로 33.3% 비중을 차지했으며 4급 이상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16.2%로 10년 전보다 10.4%포인트 상승했다. 여성 공공기관장 비중은 19.8%로 10년 전에 비해 5.7%포인트 상승했다.
또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시간은 3시간7분이지만 남성은 3분의 1 수준인 54분으로 나타났다.5년 전인 2014년에 비해 여성은 0.06시간 줄고 남성은 0.13시간 늘어난 데 그쳤다. 남편 외벌이 가정에서는 여성의 가사시간이 5시간41분, 남성의 가사시간은 53분이었다. 남성은 맞벌이든 외벌이든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비슷했다. 아내 외벌이 가정에서도, 여성의 가사시간은 2시간36분, 남성의 가사시간은 1시간59분으로 여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