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 승객 늘던 KTX, 코로나 재확산에 반토막..."3월로 돌아간 느낌"

중앙일보

입력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31일 서울역의 한산한 모습. [강갑생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31일 서울역의 한산한 모습. [강갑생 기자]

 "코로나 탓에 최악 수준으로 승객이 줄었던 지난 3월로 다시 돌아간 느낌입니다."

 최근 코레일의 한 간부는 이렇게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창궐하고, 이로 인해 수도권의 코로나 방역체계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KTX 등 열차 승객이 다시 급감했기 때문이다.

KTX, 8월 마지막 주말 승객 70% 급감 #코레일 올해 1조원 적자 기록 전망도 #SRT도 승객 감소 뚜렷, 주말 더 심각 #고속도로 8월 하순 통행량 연속 줄어

 2일 코레일에 따르면 KTX 승객은 지난 3월에 전년 대비 20% 수준까지 감소했다가 이후 회복세를 보여 5~7월엔 70%대까지 올라섰다. 8월 들어서도 증가세는 이어져 한때 80%를 넘어서기도 했다. 8월 15~17일 연휴 기간에도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가 재차 확산된 지난달 중순부터 증가세가 꺾이더니 수도권의 방역체계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다시 승객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달 마지막 주말인 29~30일에는 지난해보다 70% 가까이 승객이 감소했다.

지난달 31일 한산한 모습의 서울역 대합실. [강갑생 기자]

지난달 31일 한산한 모습의 서울역 대합실. [강갑생 기자]

 또 2.5단계 격상(8월 30일) 뒤 첫 평일이었던 31일 이용률도 40%에 머물렀다.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8월 중순까지 꾸준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후 급감해 지난해의 30%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박진홍 코레일 언론홍보처장은 "코로나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열차 승객의 감소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승객 감소 탓에 코레일이 올해 1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8월 중순까지 지난해 수준을 거의 회복했던 수서고속철(SRT)도 코로나 재확산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SRT는 8월 13일과 14일 이틀간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승객이 더 많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이후 승객이 줄기 시작해 29일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대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31일에는 60%로 다시 올라섰지만 예전과 같은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나온다.

손혁기 SR 홍보팀 차장은 "평일에는 업무상 미룰 수 없는 출장 등의 수요가 있어서 승객 감소세가 덜하지만, 주말에는 가급적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감소세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서고속철도 올해 300억~400억원의 적자가 날것이란 관측이 있다.

고속도로도 코로나 재확산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강갑생 기자]

고속도로도 코로나 재확산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강갑생 기자]

 고속도로는 교통 분야에서 코로나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오히려 자가용 통행량이 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곳이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통행량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지난해와 비교하면 5% 정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또 8월 15일부터 22일까지 8일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통행량이 늘었다. 연휴 첫날인 15일엔 20%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고속도로 통행량도 줄기 시작해 지난달 23일부터는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8월 마지막 주말에는 지난해보다 28%나 통행량이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첫 평일인 지난달 31일에도 통행량이 0.5%가량 줄었다. 도공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가 고속도로에도 미치는 것 같다"며 "업무 통행이 많은평일보다는 여가 통행이 다수인 주말에 감소세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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