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후 성트러블 이렇게 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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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의학계에서 폐경 후에도 여성미를 잃지 않으면서 성생활을 만족스럽게 유지시키는 일이 이미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폐경이나 노화가 성생활을 유지하는 데 별반 지장을 주지는 않으며 폐경 후 성생활을 좌우하는 것은 폐경 전 성생활.건강.배우자와의 관계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신체적 대처법〓폐경 후 성생활에 장애가 있을 때 가장 큰 원인은 성관계시 분비물 감소와 이에 따른 성교 통증. 폐경 여성의 절반 정도가 경험한다.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최영민 교수는 "이 증상은 폐경 후 심장병.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치료를 받으면 저절로 좋아진다" 고 설명한다. 성관계시 보조적으로 윤활제를 사용해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폐경 여성의 성감을 증진시키면서 성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데는 케겔(Kegel) 훈련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소변볼 때 힘주는 근육을 4초간 힘줬다가 4초간 힘을 빼는 방법이다.

첫 달은 매일 1백번씩, 둘째 달은 하루 50번씩 해야 한다. 질(膣) 수축시 압력이 젊은 여성은 30~45㎜Hg, 출산 후엔 20~40㎜Hg 정도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감소하는데 이 훈련을 하면 수축시 압력이 70㎜Hg 이상 증가한다. 이 훈련은 폐경 이후 여성에게 흔한 요실금 예방법이기도 하다. 성적인 아름다움과 젊음을 되찾는 데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다.

단 폐경 후 여성은 젊을 때에 비해 근력이 20% 정도 감소하므로 아령을 이용하거나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 펴기 등 근력운동을 한번에 20분씩 주 2회 이상 하는 게 좋다.

● 아내는…

속보(速步) .자전거 타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한번에 30~40분씩 일주일에 3~5일, 관절 유연성을 길러주는 스트레칭은 매일 20분씩은 하자.

◇ 정신적 대처법〓폐경 여성도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싶다. 아들.딸 모두 남부럽지 않게 키운 A씨(50.여) . "생활은 풍요롭지만 언제부턴지 마음이 허전하고 불안하다" 며 병원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부부관계를 맺은 것이 몇달은 된 듯 싶어 며칠 전 예쁜 속옷도 사고 화장도 한 채 남편과 외식을 했지만 집에 온 남편은 무심히 TV만 들여다봐 비감스러웠다" 며 남편을 원망한다.

제2의 신혼기를 맞고 싶다는 꿈을 접고 친구들과 어울려 쇼핑을 하거나 놀러다녀도 마음은 늘 초조하다.

다른 남성들은 호감을 갖고 대해주는 듯한데 유독 남편은 자신을 중성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유범희 교수는 "중년 여성의 성적인 매력은 외적인 화려함보다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교양미와 온화함에 있다" 면서 "독서.취미생활.봉사활동.파트타임 일자리 등 생산적인 사회활동과 자기 계발에 힘써 활기찬 이미지를 보여주면 여성미가 배가(倍加) 된다" 고 조언한다. 또한 남편도 나와 마찬가지로 갱년기를 맞고 있음을 알고 남편을 남성으로 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 남편은…

부부는 한지붕 밑에 산다. 행복감은 자신이 상대방으로부터 사랑받고 이해받는다는 사실을 느낄 때 온다는 사실을 폐경 여성을 둔 남편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우선 폐경이라는 신체적 변화에 아내가 민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손자를 봤건만 여전히 비아그라나 정력제에 관심이 가는 내 심정처럼 아내도 폐경이 됐어도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과 성적 매력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이 있음을 인정하자. 또한 부부간 친밀감의 표현은 신체적 접촉임을 늘 명심하고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70세에 조루(早漏)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L씨. 그는 의사에게 "단체여행을 떠났는데 65세인 아내가 다른 남성에게 미소를 띠면서 애교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고 아내가 나로부터 무언가 부족한 점을 느끼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고 털어놨다. 이제라도 치료를 받고 아내와의 성생활을 개선시키고자 병원을 찾았다고 치료 동기를 밝힌다.

중.노년기 부부관계가 소원하거나 문제가 있을 때 가장 큰 원인은 젊을 때부터 있던 문제점을 방치한 경우다. 따라서 남자들은 나이가 들었더라도 조루.발기부전 등 성문제를 치료해야 한다.

중앙대 의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김세철 교수는 "중년 이후 남성들은 성문제를 상담할 때 대부분 혼자 병원을 찾는데 부부가 함께 가는 게 좋다" 고 지적한다. 남편들은 아내가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해야 한다. 그 방법은 자신과 아내의 성적(性的) 고민을 아내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통해 푸는 것이다.

◇ 특별취재팀〓생활레저부 이은주.박혜민.김현경 기자,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 문의 전화 : 02-751-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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