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의 의학프리즘] 열대야 이기기

중앙일보

입력

무더위로 잠을 설치는 이들이 많다.

밤에도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이른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가동이 여의치 않은 경우라면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 어떤 의학적 조언이 가능할까.

첫째, 밤에는 가능하면 체열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다. 사람은 36도를 유지하는 항온(恒溫)동물이지만 수면 도중엔 생리적으로 체온이 1~2도 가량 떨어진다.

몸이 약간 냉각된 상태라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체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선 가능하면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가벼운 맨손체조라도 수면 직전에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밤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억지로 체열을 식히기 위해 찬물로 샤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찬물은 일시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나 찬물로 수축했던 피하 혈관이 반사적으로 확장되면서 잠자리에선 오히려 체열 발산이 증가해 숙면을 방해한다.

둘째, 교감(交感)신경을 흥분시키지 말아야 한다. 교감신경은 위기 상황시 작동되는 자율신경이어서 심장을 뛰게 하고 혈압을 올려 숙면을 방해한다.

야간엔 가급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심지어 공포영화도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므로 수면 직전엔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가능하면 낮에 많이 움직여 근육이 적당히 피로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일부러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 숙면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넷째, 알콜과 카페인 음료를 삼가는 것이다. 알콜은 취침을 유도하는 효과는 있으나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다음날 피로를 가중시킨다. 카페인은 대뇌를 자극해 숙면 자체를 방해한다.

카페인은 커피 외에 드링크류나 녹차.콜라에도 들어 있으므로 저녁식사 이후 이들 음료를 마시는 것은 자제해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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